[앵커]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이 노래를 틀어놓고 수술을 한다고 해서 입길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는 차라리 애교에 속할지도 모르겠습니다. JTBC가 입수한 녹화 영상 속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합니다. 폭언과 폭행이 난무합니다. 환자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정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한 유명 사립대학교 병원의 수술실 녹화 영상입니다.
시작부터 집도를 맡은 교수의 욕설이 튀어나옵니다.
[A 교수 : 왜 이 00아, 묻는 말에 대답을 안해? 이 00가 죽으려고 환장을 했나. 이 00가…]
한창 욕설이 이어지다, 누군가를 때리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A 교수 : 000한테 이야기를 해야지. (찰싹) 000한테 인마, 이 00야.]
급기야 분을 참지 못한 교수가 갑자기 들고 있던 수술용 가위로 전공의를 내려칩니다.
[A 교수 : 왜 이 00야. 세 번, 네 번 물어보는데? 말 안 하면서 사람 열받게 만들어. 내가 그런 것들 때문에 (탁) 열 더 받는 거 알아, 몰라?]
이번 한 번 뿐이 아닙니다.
또다른 수술실 녹화 영상, 역시 같은 교수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붓고 누군가를 때리는 소리도 선명합니다.
[A 교수 : 아, 좀 활짝 좀 펼쳐라. (찰싹) 00야. 어정쩡하게 하지 말고. (찰싹) 이 00야, 잠 좀 깨라 인마.]
마취상태로 수술을 받고 있는 환자의 안전마저 우려될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학교와 병원의 대처는 미온적입니다.
이 교수는 전공의들의 반발로 석 달 간의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추가 징계가 없다면 다시 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전북대 병원에서 불거진 전공의 폭행 사건도 가해자는 정직 1개월 처분에 그쳤습니다.
의사협회는 도를 넘는 폭력을 행사하는 교수에 대해 지도전문의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완근, 영상편집 : 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