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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정치보복' 주장한 박근혜…변호인단 전원 사임

입력 2017-10-16 17:59 수정 2017-10-1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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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추가 구속 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재판이 오늘(16일) 열렸습니다. 재판 6개월 만에 박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는데요. "참담하다"는 말로 심경을 나타내면서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변호인단 역시 "더이상 변론은 무의미하다"며 사임계를 제출했는데요.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진행 차질이 불가피해진 박 전 대통령 상황을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선거의 여왕" 이라는 타이틀 만큼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2004년 '차떼기 사건' 이후 '천막 당사'가 그랬고 2006년 커터칼 피습 당시 "대전은요?" 이 한마디가 판세를 뒤집었죠.

박 전 대통령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친 거라 판단한 것 같습니다. 법원이 재판 도중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건 유죄 선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역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바로 재판 '보이콧'입니다. 구속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판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음성대역) :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습니다.]

그리고 변호인단도 가세했습니다. 유영하 변호사는 재판부를 향해 "치욕적인 흑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유영하/변호사 (음성대역) : 광장의 광기와 패권적인 정치권력의 압력으로 인권의 역사는 후퇴할 것이고 야만의 시대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두려움을 재판부께서는 진정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면서 변호인단은 "더 이상 재판에 관여할 필요가 없어졌다", "박 전 대통령을 위해 변론할 의미가 없어졌다"며 "전원사퇴"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유영하/변호사 (음성대역) : 저희 변호인들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허허롭고 살기가 가득한 이 법정에 피고인을 홀로 두고 떠납니다. 무책임하고 꼼수를 부린다는 비난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이에 대한 모든 비난은 저희들이 감당하겠습니다.]

재판부는 "외적인 고려 없이 구속사유를 심리해 결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측도 유감을 표명하며 "적절한 재판 진행을 위해 협조해주길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유 변호사는 어떠한 답도 하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습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변호인 없이 심리가 진행될 수 없기 때문에 새 변호인을 선임해야 합니다. 하지만 "재판부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 만큼 가능성이 낮아보입니다. 사선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합니다. 어느 경우든 방대한 수사기록과 재판 진행상황을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재판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진 겁니다.

사실 무죄를 주장한다면 한시라도 빨리 재판 결과가 나와 석방을 기다리는 게 상식적일 텐데요. 이는 변호인의 집단 사퇴와 박 전 대통령의 작심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고 한 건 사실상 재판부의 판단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데요.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 역시 법치주의를 위배해서 탄핵되고 파면된 전직 대통령다운 발언입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또 편법으로, 꼼수로 구속기간을 연장해놨는데 그럼 피고인이 그 정도 말도 못해요? 뭐 재판을 거부하겠다고 했습니까, 뭘 했습니까?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재판부에 대해서는 불신 가득한 발언을 쏟아낸 것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서는 적극적인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음성대역) :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합니다.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모든 책임을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길 바랍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책임"이라는 표현을 쓴 건 처음인데요. 그러면서도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을 앞세워 '정치적 희생양'임을 강조했습니다. 당장 오늘도 방청석은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한 지지자는 "판사님 나를 사형시켜 달라"며 호소하기도 했고 일부는 실신해 법정 밖으로 실려나가기도 했는데요. 즉, 보수층의 동정론을 자극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음성대역) :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 왔고, 이로 인해 전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습니다.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절 믿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박 전 대통령이 법정 안에서 지지자들의 결속을 요구한 겁니다. 즉, 탄핵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형사재판에서도 법리적 다툼이 아닌 정치적 대립구도로 끌고 가려는 의지를 보인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참, 조금 전 법정 내에선 녹음할 수 없는데 박 전 대통령 목소리는 어떻게 된 거냐 하실 텐데요. 바로 방송인 전영미씨께서 정치부회의 가족들을 위해 특별히 도움주셨습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정치보복' 주장한 박근혜…변호인단 전원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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