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국민 3명 가운데 1명이 잠복결핵 양성자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4~50대는 무려 절반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결핵 검진을 하는 일선 보건소에서 오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멍이 숭숭 뚫린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정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한 보건소에서 촬영된 엑스선 사진들입니다.
촬영한 보건소에서는 정상으로 판독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영상의학 전문의가 검사한 결과 결핵에 감염된 상태였습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이 보건소에서 지난 1년간 결핵 진단을 받은 131명의 과거 사진을 조사해봤습니다.
대상자의 10%인 13명은 이미 오래전에 결핵 판정을 받았어야 하는데 놓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핵의 경우 영상판독이 까다로워 영상의학 전문의와 다른 의사 간에 판독률 차이가 큽니다.
이 때문에 영상의학 전문의가 없는 일반 병원들은 결핵 여부 판독을 위해 엑스선 사진을 전문의에 위탁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보건소는 사정이 다릅니다.
결핵 검진을 하고 있는 전국 보건소 196곳 중 영상의학전문의가 있는 곳은 79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17곳은 군 생활을 대신하는 공중보건의가 판독합니다.
이 때문에 보건소에서만 연간 1000건 이상의 결핵 오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철수/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 : 저는 내과 전문의이기 때문에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 상황은 제가) 환자의 배를 열고 수술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겁니다.]
공중보건의사협회는 이런 실태에 대해 1년 전부터 복지부에 대책을 요청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영상취재 : 이인수, 영상편집 :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