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취업을 하기도 어렵지만 직장을 다니고 있더라도 정년까지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올해부터 법적 정년이 만 60세로 늘었지만 상당수 직장인들에게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화재에서는 50세가 넘는 직원을 '천연기념물'이라고 부릅니다.
[전 삼성화재 직원 : 직원들이 한 5000명 되고요. 부장급은 50세 넘는 사람은 그중에 몇십명 안 됩니다.]
직원들은 50세가 넘으면 보직해임을 당하기 일쑤라고 말합니다.
할 수 없이 명예퇴직을 하거나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기도 합니다.
[전 삼성화재 직원 : 후배들을 위해서 은퇴를 좀 해달라. 회사방침이니까 어쩔 수 없다.]
회사는 해당 직원의 실적이나 조직관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의 주장은 다릅니다.
[삼성화재 직원 : (만 50세가 넘으면) 투서가 들어왔다든지 조직성과에 문제가 있다든지 다양한 항목을 찾아내요.]
한 부장급 직원은 나이 때문에 차별을 당했다며 지난해 인권위에 진정을 내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보험사는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직원 120명을 내보냈습니다.
신청하지 않은 직원 30여 명은 무더기로 직무대기 발령을 내렸습니다.
회사는 '직무 전환 교육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책상에는 컴퓨터 한 대와 꺼진 전화기만 놓여있습니다.
[직무대기 직원 : '그만둘까 말까'를 정말 거짓말 안 보태서 몇천 번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올해부터 모든 민간기업의 정년이 만 60세로 늘었습니다.
직장인들은 60세가 넘어서도 일하길 희망하지만 현실적으로는 50세쯤에 은퇴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10명 중 7명이 현재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김승현/노무사 : (나이가 들면)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가 들어와요. 정년을 늘리는 것도 늘리는 거지만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장치가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 영상취재 : 김건, 이재근, 영상편집 : 원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