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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박성진 자진 사퇴…여야, '김명수 인준' 수싸움

입력 2017-09-15 17:59 수정 2017-09-1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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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오늘(15일) 오후에 자진 사퇴했습니다. 인사 검증 부실 논란에 휩싸인 청와대가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이 되는 시점인데요.

야당 발제에서 김명수 인준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수싸움, 청와대의 고민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 : 박성진 후보자께서 국회의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 표시와 함께 사퇴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저희 청와대 역시 국회의 판단을 존중하고 수용합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에 대해서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법부 수장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일 이전에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을 처리해주시기를 국회에 간곡하게 호소 말씀드립니다.]

지금 청와대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후보자가 오늘 전격적으로 자진 사퇴를 했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힘들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실제로 오늘 오후에 인사청문특위 전체 회의가 열렸는데,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놓고, 진통이 작지 않았습니다. 한국당은 "김명수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면서 보고서 채택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보고서 채택은 또다시 불발됐습니다. 여당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는 청문회 여정을 좀 보니까 괜찮은 분 같아요. 그래서 저 정도를 안 해 주시면 도대체 어느 정도 대법원장을 데려오라는 말인가…]

청와대에서 한때 '박성진 낙마'와 '김명수 인준'을 연계해서 야당과 협상을 시도할 거란 관측도 있었지만, 별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 오늘 자진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박성진 낙마는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게 야당의 반응입니다. 어제 이미 이낙연 총리가 그런 속내를 내비친 적이 있습니다.

[이용호/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어제) : 여야가 함께 부적격이라고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국회의 의사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이 분이 괜찮겠다 그랬는데 그러한 독특한 사상 체계를 가지고 계신지는 몰랐습니다.]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가 "독특한 사상 체계"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임명할 생각이었다면, 나오기 힘든 말이죠. 사실 여당에서조차 부적격 판단을 한 장관을 임명한다면 정치적으로 너무나 부담이 큰 일이었겠죠.

야3당은 박성진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대해 당장 "사필귀정"이란 반응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여당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국회 뜻을 받아들여 박성진 후보자가 낙마했으니,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 협조하라"며 야당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박성진은 박성진, 김명수는 김명수"란 입장에 변함이 없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또 다른 인사와 연계해서 사석 작전으로 쓰는 것에 대해서 저희들은 강한 톤의 성토를 하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권에서는 애초에 박성진 후보자의 거취는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과 연계할 만한 대상이 안 된다고 봤습니다. 쉽게 말해서, 협상 대상의 격이 맞지 않는다고 본 거죠.

야권 일각에서는 인사 실패를 이유로, 조국 민정수석이나 조현옥 인사수석의 거취를 김명수 인준 여부와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가 됩니다.

[주호영/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어제) : 낙마한 사람 6명에 박성진까지 합치면 7명, 이렇다면 인사 시스템에 큰 고장이 나 있는 겁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조국 민정수석 또 조현옥 인사수석 등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사실 청와대 입장에서는 김명수 인준 문제를 풀기 위한 마땅한 묘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반대 입장이 확고한 보수 야당은 논외로 친다면 결국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설득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자율투표 방침을 시사하면서, 여전히 전략적인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일단 세 번 정도 치열한 토론들을 통해서 각자가 헌법기관으로서 판단하게 하는 자율투표에 임할 겁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안철수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존재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거죠. 특히 김이수 부결 사태 이후 지지율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나자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오늘 나온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당은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습니다. 특히 TK 지역에서는 상승폭이 꽤 큽니다. TK가 텃밭인 자유한국당은 9%p가 빠졌는데, 국민의당은 7%p 상승했습니다.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까요. 안철수 대표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염두에 둔 듯, 이런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전라북도 농촌 일손돕기/어제) : 신발은 여기다 놔 주고… 잘 신습니다.]

혼자 장화 신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여러분들도 다 장화 신어봐. 선 채로 장화 못 신어. 미끄러워서. 균형을 못 잡아.]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혼자서 균형을 잘 잡기 때문에…]

+++

물론, 혼자 장화를 신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있습니다.

+++

광주 효령노인복지타운 배식봉사
지난 8일

위생 마스크 씌워주는 관계자

[바로 배식 들어가실게요.]

+++

장화는 혼자 신는데, 마스크는 왜 혼자 쓸 수 없었을까. 여담이지만, 그런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인사 문제로 고민이 깊은 청와대를 떠올리면서 골라본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네가 없어도 담담하게
곁에 없어도 담담하게

데이브레이크의 '담담하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 "담담하게 하라"는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담담하게', 이 네 글자에는 깊은 고뇌의 흔적이 읽힙니다.

고심 끝에 박성진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지만, 여전히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전혀 담담하지 못한 분위기 속에서, 여야의 수싸움만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박성진 자진 사퇴…여야, '김명수 인준' 수싸움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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