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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한국당, '박근혜 지우기'…불붙은 보수통합론

입력 2017-09-14 19:14 수정 2017-09-1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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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이 친박 청산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어제(13일) 당 혁신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를 하기로 하면서 친박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오늘 야당 발제에서 한국당의 친박 청산 문제로 촉발된 보수통합론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정세균/국회의장 (지난 11일) : 김이수 임명동의안은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11일) : 밤이면 밤마다 사드 전자파는 싫어. 그럼 밤이면 밤마다 김정은의 수소 폭탄은 좋아요?]

[이채익/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진보가 굉장히 요즘 포장이 많이 됐습니다. 성소수자를 인정하게 되면 동성애뿐만 아니라 이제 근친상간 문제라든지 소아성애 문제라든지 시체성애라든지, 수간, 동물과의 성관계까지도 비화가 될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이었죠. 자유한국당이 보이콧을 풀고 국회로 돌아왔는데, 나름대로는 원내 투쟁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자평하는 분위기입니다. 김이수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켰고, 대정부질문과 청문회에서도 보수 야당의 선명성을 잘 드러냈다, 뭐 이런 자평을 하는 의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자평이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죠. 외부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특히 청문회 과정에서 본질과 동떨어진 질문이 적지 않았다, 이런 지적도 나왔죠.

+++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실례지만…]

실례합니다~

실례하세요~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지금 학번이 어떻게 되십니까?]

???

[오현석/판사 (어제) : 대학교 학번은 96학번입니다.]

+++

자, 대법원장 인사청문회를 하는데, 증인의 학번은 왜 궁금했던 걸까요. 이건 뭐 그렇다 치죠. 그런데 증인을 상대로, "사상 검증까지 벌인 건 너무 심했다", 이런 주장이 여당에서 나왔습니다.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자, 여기 지금 언론에 소개된 그 본인의 글에
다름이 있습니까? 신뢰를 흔드는 글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겁니다.]

자,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원내 일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습니다. 이제 시선은 한국당 내부 문제로 쏠리고 있습니다.

어제 한국당 혁신위원회에서 박근혜, 서청원, 최경환, 이 세 사람에 대해서 탈당 권유 조치를 했죠. 친박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된 상태여서, 접촉이 잘 안된다고 합니다. 반면,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속내는 어렵지 않게 예측해 볼 수 있죠. 사실 친박 청산은 하루 이틀된 얘기가 아닙니다. 올초 비대위 체제에서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적이 있었죠. 당시 서청원 의원의 속내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1월 4일) : '거짓말쟁이 성직자'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마치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하고 그 일파를 숙청하여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듯한 행태는 폭군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자, 이런 반발이 예상이 되기 때문인지 결국 홍준표 대표는 혁신위 방안에 급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세 분에 대한 논의는 10월 중순 이후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당내 의원들, 특히 친박 의원님들의 주장이 있어서 그것을 받아들여서…]

홍 대표는 우선 친박계 반발을 다독이기 위해 시간을 벌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홍 대표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결국 박근혜를 지우고, 바른정당을 끌어와서 보수통합을 이루겠다는 거죠. 사실 최근에 북핵 문제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거의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이수 임명동의안 부결 이후 두 당의 원내대표가 얼싸안는 장면이 상징적이었죠.

하지만 바른정당이 당장 홍 대표의 손을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당내에 통합파와 자강파의 갈등이 워낙 심하기 때문이죠. 두 세력을 대표하는 김무성, 유승민 의원, 보수통합 구상에 대해 전혀 다른 반응을 내놨습니다.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어제) : 보수우파가 대결집을 해야 할 그런 때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유승민/바른정당 의원 (어제) : 선거 때 박 대통령 팔아가지고 선거하고는, 선거 끝나고 그렇게 출당 결의하라는 그 사람들 이상하죠. 그건 쇼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홍준표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한 두개가 아닙니다. 우선 친박 지지층의 조직적인 반발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원진/대한애국당 의원 (지난달 22일) : 배신자 유승민, 배신자 김무성. 걔들이 만든 당에 가겠다고 했던 홍준표가…향단이 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다. 너는 인마 방자다 그랬잖아, 방자.]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야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이 됩니다. 그런데 현역 의원은 소속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출당이 가능합니다. 만약에 서청원 의원이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면, 통합파인 김무성 의원도 선뜻 움직이기 힘들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두 사람의 '구원'이 여전하기 때문이죠.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지난해 2월 18일) : 당헌·당규를 벗어난 행위는 절대로 제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서청원/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2월 18일) : 앞으로 그런 언행도 분명히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지난해 2월 18일) : 자, 이제 그만하죠.]

자, 오늘은 홍준표 대표의 답답한 속내를 음악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지우고 싶다 너의 기억
지우고 싶다
눈 감아도 계속 아른거리는 너를

김시혁의 '지우고 싶다'입니다. 자유한국당의 '박근혜 지우기'. 벌써 몇 번째 시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잘 될지는 의문입니다. 친박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그 이름. '박근혜 지우기'가 또 다시 실패한다면, 보수통합이란 큰 그림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한국당, '박근혜 지우기'…불붙은 보수통합론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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