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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훈의 NSC] 같은 정부 다른 목소리…대북 제재 효과는?

입력 2017-09-1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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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외교·안보 소식들을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순서입니다. 안태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 기자, 첫 번째 주제부터 열어볼까요?

[기자]

네, 제목을 < 파라핀 때문에 원유 공급? > 이라고 붙여봤습니다.

[앵커]

새로운 대북제재 관련 내용인 것 같은데, 어떤 얘기입니까.

[기자]

새 대북제재에 원유 전면 차단이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고, 북한 정권의 생명줄을 옥죌 수 있는 진입로를 확보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우선 정부의 입장을 듣겠습니다.

[조준혁/외교부 대변인 : 대북 정유제품 공급제한 조치로 대북 유류공급량의 약 30%가 감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북한에 큰 고통을 주는 효과가 있을 것…]

이밖에 대북 지렛대, 즉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카드를 남겨 놓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미국과 중국 간 막판 절충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분석은 그런데, '파라핀'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원유를 차단하면 송유관이 막히기 때문에 전면 금지 조치를 이끌어 내는 건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쉽게 굳는 성질의 파라핀이 원유에 많이 포함돼 있어 원유를 계속 송출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파라핀은 양초의 주원료입니다.

양초처럼 온도가 높으면 액체가 되고, 상온에선 딱딱해지는 것과 같이 원유도 쉽게 굳을 수 있습니다.

원유를 직접 만져 본 적이 있는데, 묽은 죽 정도의 점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온도가 높은 여름이나 초가을엔 10시간, 겨울엔 2시간 정도만 원유 공급을 중단해도 송유관이 막힐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의 전면 중단을 기대할 수 없다, 이렇게 봐야합니까?

[기자]

중국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 있겠지만, 변명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이번에 400만 배럴, 즉 50만톤으로 동결된 원유 공급량을 더욱 줄일 수 있고, 송유관이 막히면 추후 재개할 때 원유나 송유관을 가열해 공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고압 송출 기술이나 쇠구슬을 이용해 송유관을 뚫는 방법 등 다양한 현대 기술을 활용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막힌 송유관을 복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새 대북 제재안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 문턱이 높고, 실효성이 있을 것이냐라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에, 또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있나 보죠?

[기자]

네 두 번째 주제로 그 부분을 들여다 봤습니다. 일단 제목부터 보실까요, < 같은 정부 다른 목소리 >, 실효성을 중심으로 짚어볼텐데, 대북제재 효과를 놓고 청와대와 외교부 장관이 다소 다르게 비춰질 수 있는 발언을 했는데, 보시겠습니다.

[이상철/국가안보실 1차장 : 석탄 및 광물, 해산물 제재와 함께 북한의 연간 총 수출액의 90% 이상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제재는 결의 채택으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재 이행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청와대의 장밋빛 기대와 다르게 제재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북한의 원유 비축량이 100만톤 정도라서 원유를 전면 차단한다고 해도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막기는 어렵다, 이런 분석도 있죠?

[기자]

북한이 한해 사용하는 원유는 70~90만톤으로 추정돼 100만톤은 1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양입니다.

이런 분석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언급으로 전해졌고, 미국 연구기관(노틸러스)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북한의 에너지 소비 가운데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별로 안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종철/경상대 통일평화연구센터 소장 : 최근 20여년간 북한의 1차 에너지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을 따져보면 한 7%에 불과합니다.]

[앵커]

결국 북한은 제 갈길을 갈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되겠군요.

[기자]

네, 특히 지난해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정권은 2017년을 핵 완성의 해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얘기가 될 수도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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