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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세훈 끝나지 않는 '고난'…갑질 의혹 파문

입력 2017-08-31 18:13 수정 2017-08-3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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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어제(30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은 당시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 혐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원 전 원장에 대해서는 추가 혐의 입증을 아울러서 또 이명박 정부 청와대 개입 여부까지 밝혀내는데 주력할 거로 보입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원 전 원장 선고 후폭풍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어제 하루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이렇게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법원에 도착했고. 또 지지자들로부터는 거수경례를 받으며 환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징역 4년이 선고되고 곧바로 법정 구속됐습니다. 수갑과 포승줄이 채워졌고요, 경호원들이 아닌 교도관에게 이끌려 호송차에 올랐습니다.

2013년 이후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되고 또 출소, 그리고 댓글 사건 2심에서 구속, 또다시 보석 석방에 이어 이번에 다시 구속되는 등 4년 동안 냉온탕을 오가다 결국 3번째 구속에 이르렀습니다. 원 전 원장의 고난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이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 의혹 전반으로 수사의 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인데요. 원 전 원장에 대해서는 직권남용이나 횡령 배임 등 다른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은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전현직 회장을 잇따라 소환해 국정원의 지시를 받았는지 아니면 그 대가로 국정원의 자금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습니다. 그리고 양지회 회원 10여 명의 자택도 압수수색했습니다. 특히 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 관여 여부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 청와대에 보고된 국정원의 'SNS 장악 문건'을 유죄로 판단하는 근거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문건도 청와대에 보고됐다고 이미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관련된 여러 가지 작업들이 청와대와 의사소통 하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또 보여주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원세훈이라는 분이 사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에요. 충분히 보고·승인 이런 절차들은 이루어졌을 것이다, 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원 전 원장에 대해서는 또 다른 폭로가 나왔습니다. 국정원 출신인 민주당 김병기 의원의 증언인데요. 오늘 제 귀를 의심할 만큼 충격을 금할 수가 없었는데,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해보겠습니다. 서초구 내곡동에 국정원장 공관이 있는데요. 여기서 근무하는 국정원 직원들이 어느 날 공관 냉장고에 있던 물을 마셨다고 합니다. 원장 부부가 사용하는 냉장고였던 것 같은데, 이 사실을 안 원 전 원장 부인 어떻게 했냐고요? 이렇게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웠다고 합니다.

통상 전례를 봤을 때 공관 생활비는 특수활동비에서 처리했을 것 같기는 한데 뭐 아무튼 자비로 충당했다고 치더라도 아니 그까짓 물 얼마 한다고 직원들이 좀 마셨다고 그걸 못 먹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아니면 "감히 원장님이 드시는 물에 손을 대다니!" 뭐 이런 취지였을까요.

또 다른 일화도 있습니다. 국정원 직원이 공관 보수 공사를 한 적이 있었나 본데, 원 전 원장 부인 예전에 한 작업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번에도 잘못하면 남편한테 얘기해서 잘라버릴 거야" 이렇게 겁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관 내에는 텃밭도 함께 있었나 본데, "텃밭을 잘 가꿔라"는 지시가 얼마나 스트레스였는지 정예의 요원 국정원 간부가 직접 호미를 들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사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긴데요. 현재 군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찬주 대장도 공관병들에게 텃밭 농사를 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었는데, 그런데 김병기 의원 원 전 원장은 박찬주 대장보다 더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어떤 사례가 있는지 더 궁금한데. 김 의원님 하나만 더 얘기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건 여기서 하지 말죠.]

에이~ 한 가지만 더 얘기해 주시죠.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개를 되게 사랑하는 것 같아요.]

개요? 멍멍 강아지? 독?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강아지를 되게 사랑하는데 강아지 관리 때문에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고 개가 도망가가지고 경내가 넓으니까 도망가서 직원들이 일하다 말고 개 찾으러 가고. 그런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정말 좋습니다. 근데 웃을 일이 아닌데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처럼 보이는데요. 그러니까 국정원의 여론조작, 정치개입 같은 일 말고도 내부에서는 이런 적폐도 쌓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의혹의 당사자로 거론된 원 전 원장 부인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재판을 방청했다고 합니다. 전직 국정원 직원들이 방청석을 잡고 기다리다 이렇게 부인이 오면 자리를 내주곤 했었다는데요. 어제 선고 직후에는 "어떻게 원장님에게만 죄가 있습니까"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원 전 원장이 곧바로 구속되면서 재판이 끝난 뒤에는 이렇게 경호를 받으며 홀로 법원을 빠져나갔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아내 (어제) : (어떻게 되세요? 원장님하고? 원장님하고 어떻게 되세요? 가족이세요?) 모릅니다! 나를 왜 찍죠? (뭐하시는 분인데 이렇게 보디가드가 둘러싸고 가요?) (혹시 부인되시나요?)]

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원세훈 끝나지 않는 '고난…갑질 의혹 파문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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