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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류노인' 저자 "미리 준비 안하면 빈곤이 찾아온다"

입력 2017-08-29 15:59 수정 2017-08-29 16:07

의료비, 치매사기, 황혼이혼 등으로 노인 빈곤
비정규직 확대로 청년들 노후 대비 못하고 부모세대도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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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치매사기, 황혼이혼 등으로 노인 빈곤
비정규직 확대로 청년들 노후 대비 못하고 부모세대도 빈곤

한국에 앞서 고령화 시대를 경험한 일본의 노인빈곤 문제 전문가는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빈곤이 찾아온다"고 경고했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라는 책으로 유명한 일본 빈곤퇴치 운동가 후지타 다카노리는 29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이와같이 말했다.

다카노리는 '장수국가 일본 노인의 리얼스토리'란 주제 강연에서 "한창 일할 시기에는 의식을 못 해 준비가 부족하다"며 사회보장제도와 민간보험을 잘 활용하고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빈곤생활자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서 12년 동안 활동한 다카노리가 숫자로 설명하는 일본 노인의 '리얼스토리'는 심각했다.

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인 고령화율은 26.7%로, 현역 세대 2.3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하고 있다.

고령자 빈곤율은 19.4%로 5명 중 1명이 빈곤 상태이다. 생활보장을 받는 가구의 51%는 고령자 가구다.

그는 빈곤한 고령자를 '하류노인'으로 개념화했다. 기초생활수급액으로 생활하는 고령자나 그렇게 될 우려가 있는 고령자를 가리킨다.

하류노인은 수입이 적고, 충분한 저축이 없고,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류노인 대부분은 연금 수급액이 적거나 없다. 고령자 60∼70%는 월 10만엔(한화로 약 100만원) 미만 연금만 받는다.

고령자 가구 16%는 저축이 없고, 40% 이상은 저축액이 500만엔 미만이다.

이들은 주변에 지인이 없는 '관계성 빈곤'도 겪고 있다.

그는 일본 내 하류노인 숫자를 700만명에서 1천100만명 사이로 추산했다.

이들은 집세를 못 내 간이 숙소나 PC방을 전전하고 유통기한 직전 할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다.

하류노인이 날 때부터 '하류' 인생을 산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하류노인으로 전락했다.

다카노리는 질환·사고로 인한 의료비 부담, 성인 자식 부양 부담, 황혼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치매로 인한 사기 피해 등으로 평범한 중년에서 하류노인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일을 해도 생활하기 어려운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빈곤해지다보니 고령자를 부양하기 어렵고 스스로 노후 준비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 국민생활기초 조사에 따르면 30∼49세 세대주 빈곤율이 2000년에 11.8%에서 2012년 14.4%로 2.6%포인트(p) 높아졌다.

그는 젊은 세대 빈곤화는 청년층 비정규직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봤다. 비정규직 확대가 계속 이어지기에 성인 자녀를 부양하다가 빈곤에 빠지는 고령자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카노리는 하류노인이 되는 길을 피하려면 사회보장제도와 민간보험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해 '관계성 빈곤'을 없애는 것도 고령기 행복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회보장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바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개인적으로도 준비해야 한다"며 "생활고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것"이라고 노후 준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명우 아주대 교수, 오한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참여한 토크 콘서트도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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