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장군 후손의 고해성사…용서·화해의 씨앗 뿌린 시상식장

입력 2017-08-29 09: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시위를 계속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점점 서로를 증오하는 가운데 남북전쟁 당시 남부의 장군이었던 로버트 리의 후손이 대중 앞에 나섰습니다.

뉴욕에서 심재우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한 음악방송사가 캘리포니아에서 개최한 뮤직어워드 행사장입니다.

시상식 막바지에 뮤지션과 상관 없어 보이는 외모의 남성이 중앙에 섭니다.

[로버트 라이트 리 4세 : 내 이름은 로버트 리 4세입니다. 샬러츠빌 폭력사태 가운데 위치한 동상의 주인공이자 남북전쟁 당시 남부 로버트 리 장군의 후손입니다.]

축제 분위기를 즐기던 무대 주변과 객석이 순간 조용해집니다.

[로버트 라이트 리 4세 : 우리가 내 선조를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 증오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목사로서, 미국의 근본적인 죄악인 인종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나의 도덕적 의무입니다.]

낯선 환경이지만 마지막으로 힘을 내 목소리를 높입니다.

[로버트 라이트 리 4세 :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운동에서, 여성들의 행진에서 우리는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샬러츠빌에서 신념을 위해 싸우다 숨진 헤더 헤이어에게도요.]

박수가 터진 가운데 헤더 헤이어의 어머니를 무대로 부르면서 분위기는 다시 한 번 숙연해집니다.

[수전 브로/헤더 헤이어 어머니 : 헤더는 절대 혼자 행진한 것이 아닙니다. 제 딸은 이 나라에 있는 다양한 인종, 다양한 환경의 모든 이들과 함께 행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로 전화를 거부했던 고인의 어머니가, 정작 동상의 주인공인 로버트 리 장군 후손의 고해성사에 화답하면서 행사장 분위기는 클라이맥스에 이릅니다.

용서와 화해로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시상식이었습니다.

관련기사

미 보스턴, 대규모 반인종차별 집회…"평화 위해 단합" 하루 만에 또 입장 바꾼 트럼프…'양비론'에 갈등 증폭 "조지 워싱턴도 노예 소유, 동상 치워야하나" 트럼프 발언 논란 '백인우월' 시위에 기름 부은 트럼프…여론 다시 악화 트럼프 사저 앞 '성난 시위대'…"뉴욕은 당신을 증오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