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시위를 계속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점점 서로를 증오하는 가운데 남북전쟁 당시 남부의 장군이었던 로버트 리의 후손이 대중 앞에 나섰습니다.
뉴욕에서 심재우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한 음악방송사가 캘리포니아에서 개최한 뮤직어워드 행사장입니다.
시상식 막바지에 뮤지션과 상관 없어 보이는 외모의 남성이 중앙에 섭니다.
[로버트 라이트 리 4세 : 내 이름은 로버트 리 4세입니다. 샬러츠빌 폭력사태 가운데 위치한 동상의 주인공이자 남북전쟁 당시 남부 로버트 리 장군의 후손입니다.]
축제 분위기를 즐기던 무대 주변과 객석이 순간 조용해집니다.
[로버트 라이트 리 4세 : 우리가 내 선조를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 증오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목사로서, 미국의 근본적인 죄악인 인종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나의 도덕적 의무입니다.]
낯선 환경이지만 마지막으로 힘을 내 목소리를 높입니다.
[로버트 라이트 리 4세 :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운동에서, 여성들의 행진에서 우리는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샬러츠빌에서 신념을 위해 싸우다 숨진 헤더 헤이어에게도요.]
박수가 터진 가운데 헤더 헤이어의 어머니를 무대로 부르면서 분위기는 다시 한 번 숙연해집니다.
[수전 브로/헤더 헤이어 어머니 : 헤더는 절대 혼자 행진한 것이 아닙니다. 제 딸은 이 나라에 있는 다양한 인종, 다양한 환경의 모든 이들과 함께 행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로 전화를 거부했던 고인의 어머니가, 정작 동상의 주인공인 로버트 리 장군 후손의 고해성사에 화답하면서 행사장 분위기는 클라이맥스에 이릅니다.
용서와 화해로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시상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