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2년 6명으로 시작된 발달 장애인들의 작은 악단이 있습니다. 지금은 단원 17명의 어엿한 오케스트라가 됐습니다. 그사이 단원들은 서로 기다리고 참고, 어울리는 법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이름은 라온제나, '기쁜 우리'라는 순 우리말인데요. 오래 준비한 공연이 열렸습니다.
강버들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완희 : 바이올린을 전공한 이완희입니다.]
26살 발달장애인 완희 씨는 12년 전 바이올린을 시작했습니다.
[이완희 : 오케스트라 활동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고음이 매력입니다.]
[조한/이완희 어머니 : (성인되면 갈 곳이) 시설 밖에 없다고… 참 절망적이었어요. 음악에 매달렸죠.]
완희 씨는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기다리고 참는 법을 배웠습니다.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연 전 날, 연습이 시작되자 산만하던 분위기가 순간 바뀝니다.
악보를 보며 귀 기울이다 자기 순서에 맞춰 연주를 시작하고,
[강병준/지휘자 : 잘하지 않으면 빼겠습니다. 처음부터 갈게요.]
지휘자의 매서운 지적을 군소리 없이 따릅니다.
자식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머니들도 마음으로 연주에 동참합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지루함을 못 이겨 깜빡 잠이 들기도 하지만 음악에 대한 마음은 진심입니다.
[최윤정 : 엄청 많이 연습하고요.]
라온제나와 함께 한 시각 장애 피아니스트는 '다름'이 만드는 조화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김예지 : 저 친구들의 장애와 제 장애가 다르고요. 다름을 가진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거….]
드디어 공연 당일, 전 날 가장 설레는 밤을 보낸 단원들은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자신의 몫을 다 한 이들에게 박수가 쏟아집니다.
라온제나 단원들의 무대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