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관병 갑질' 파문 의혹의 당사자인 육군 대장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에 대한 4번째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직전 보직이었던 육군 참모차장 시절 이야기이죠. 역시 기상천외한 내용들입니다. 어제(2일) 박찬주 사령관은 "침묵한다고 해서 사실을 인정하는 건 아니"라며 불쾌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국방부 기류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관련 소식 양 반장 발제를 통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정도 털었으면 더 나올 것도 없을 법한데, 마르지 않는 샘물마냥, 제보가 제보를 낳고, 폭로가 폭로를 부르고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이미 제대한 공관병들이 이렇게까지 할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박찬주 사령관측, "내가 지금 침묵한다고 해서 인정하는 거 아니다. 군을 위해서 자중하는 거 뿐이다!" 이런 입장 냈단 소식 전해지자, 지금 진술을 하고있는 피해 공관병들, 더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좋습니다. 오늘 나온 4차 폭로! 바야흐로 때는 박찬주 사령관이 육군 참모차장이던 2015년이었습니다. 역시 또 우리 사모님 공관병에게 자기가 잃어버린, 물건 찾아내라고 했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없었죠. 그럴 수밖에. 자기들이 옛날에 쓰던 관사에 놓고 온 걸 여기서 찾으라고 하면 찾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우리 사모님, "그거 하나 못찾느냐", 계속 닦달하셨답니다. 찾다 찾다 못찾은 공관병 '아, 난 죽었다' 삶을 비관한 끝에! 자살 시도까지 했다는 겁니다. 다행히 그 순간을 목격한 상관 만류로, 불상사는 없었지만, 결국 다른 부대로 쫓겨났다는 거죠. 하루는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어느날 조리병이 주방에서 떡국을 끓이는데 우리 사모님 오시더니 파바박! 잔소리 한바탕 쏟아내기 시작하시더라는 거죠.
[공관병 (음성대역) : 떡국 떡이 서로 들러붙어 있다고 화를 내셨어요. 그러면 떡에 국물 맛이 스며들지 않을 거라는 거죠. 급한 마음에 손으로 떡을 떼어내려다 그만…]
그렇습니다. 펄펄 끓는 떡국에 손을 집어넣어 붙은 떡을 떼어내려다 데이고 만 겁니다. 아니, 그 얇게 썬 떡국 떡이 끓이다보면 당연히 들러붙지 그걸 갖고 뭐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자, 우리 사모님, 남편 내조 하나만큼은 대한민국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밤 11시에 공관병들 다 소집시켰다는 거죠. 무슨 일인고 했더니!
[공관병 (음성대역) : 인삼을 달이라고 하셨어요. 사령관님 드린다고. 꼼짝없이 새벽 3시까지 불 앞에 있었죠. 2시간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또 아침식사 준비하고…]
하지만 우리 사모님, 공관병들에게는 사람에게는, 인간들에게는 좀 야박하셨지만 집에서 키우는 꽃들에게는 식물들에게는 한없는 애정을 쏟으셨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화분에서 꽃잎이 하나 떨어졌다는 겁니다. 갑자기 공관병 호출하더니
[공관병 (음성대역) : 네가 물을 안 줘서 잎이 떨어진 거 아니냐! 그럼 너도 물 마시지 말고 한번 버텨봐라 하시면서 화를 내셨어요…]
모르긴 몰라도 사모님도 공관병을 타박하면서 맘이 아프셨던 거 같습니다. '얘네들이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도록 일일이 내가 가르쳐줘야겠구나!' 그래서 공관병들에게 수첩을 항시 휴대하도록 하셨다는 거죠. 북한 김정은이 현지 시찰 나가면 그 옆에 늙은 간부들이 받아적는 것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것처럼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는 겁니다.
[음성대역 : 사모님이 언제고 수첩을 낚아채서는 검사하신 적도 있어요. 어쩌다 낙서라도 있을 땐 전속부관까지 호출해서 '얼마나 한가하면 얘가 낙서질이나 하고 있겠냐'하면서 화를 내셨죠.]
사모님 이러시는 거, 다 사령관님 잘되라고 하는 일종의 내조 아니겠습니까. 사령관님도 사모님 사랑 잘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사모님 갑질에 참다 참다 못한 공관병이 공관 밖으로 뛰쳐나가는 대형 사고가 벌어졌답니다. 박찬주 사령관님! 전속부관 이하 공관병들 전원 소집시킨 뒤에 추상과 같이 불호령을 내렸다는 거죠.
[박찬주/육군 2작전사령관 (음성대역) : 우리 집 사람은 여단장급인데 너희들이 예의를 갖춰야지 이게 뭐 하는 거야! 이 녀석들 군기가 빠졌어. 정신 상태가 문제야!]
아, 이 눈물 겨운 부부의 사랑, "부부는 일심동체니까, 내가 별이면 내 처도 별! 내 처의 지시는 곧 나의 지시! 모두 복종할 지어다!" 부창부수란 말 이럴 때 쓰라고 만든 거 같습니다. 갑질 고발이 별안간 러브스토리가 됐는데요. 정말이지 이 어처구니없는 저희 며칠동안의 발제, 오늘까지만 하고 싶습니다!
기사 제목은 < 까도 까도 괴담만…이번엔 공관병, 자살시도까지 > 이렇게 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