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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이재용 신문 마무리…이틀 내내 "몰랐다" 진술

입력 2017-08-03 19:52 수정 2017-08-0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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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 뇌물 사건 재판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오늘(3일) 이재용 부회장을 끝으로 피고인 신문이 마무리됐고요, 내일까진 특검과 변호인 측의 '끝장 공방'이 펼쳐질 예정인데요. 이달 말쯤이면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측이 되고있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시종일관 모든 혐의를 부인한 삼성 피고인들의 발언 또 재판 내용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방청 열기가 뜨겁습니다.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인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과 달리 추첨이 아닌 선착순으로 방청권이 배정되다 보니까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가방으로 줄을 세우는 등 쟁탈전이 치열합니다.

이재용 부회장 오늘도 어김없이 서류봉투를 들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호송차에서 내렸습니다. 이틀째 열린 피고인 신문에서도 이 부회장은 "몰랐다"는 입장 뿐이었습니다.

우선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식 임원들의 진술은 말을 맞춘듯 일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부회장보다 먼저 신문이 열린 최지성 전 부회장 "해체 결정은 내가 했다" 주장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이 부회장 "최지성의 코치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의 핵심은 삼성그룹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이 부회장이 아니라 미래전략실장이었던 최지성 전 부회장이었다는 겁니다. 이 부회장은 식사나 회의 자리에서도 최 전 부회장보다 상석에 앉은 적이 없다고 했고 최 전 실장도 이 부회장에게 보고 하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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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 변호인 (음성대역) : 피고인은 그룹의 중요한 사항을 이 부회장과 공유했습니까?]

[최지성/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음성대역) : 그렇습니다.]

[삼성 측 변호인 (음성대역) : 그게 이 부회장의 의사를 물은 건 아니죠?]

[최지성/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음성대역) : 그렇습니다. 어떤 때는 예의상 해준 적도 있습니다. 밖에선 이 부회장이 후계자고, 의전 격으로 회사를 대표해 나가다보니까…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 부회장은 경험이 부족합니다. 기본 마인드 자체가 아직 총수가 아니고 그냥 후계자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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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삼성물산 합병, 정유라 승마 지원 등 논란이 된 사안의 최종 결정을 최 전 부회장이 내렸다는 겁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건 이 부회장입니다. 하지만 당시 삼성합병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미흡한 승마 지원에 대한 질책이 있었지만 정유라를 지원하라는 의미인줄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당시 독대 분위기를 전달하며 "대통령의 눈빛이 레이저 같았다"고 한데 대해 이 부회장은 실제 상황보다 확대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음성대역) : 아버님께 야단을 맞은 것 빼고는 야단맞은 기억이 없는데, 일단 대통령 단독 면담이었고, 실제로 여자분한테 싫은 소리를 들은 것도 처음이어서 제가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에게 한 번 거르고 전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가 됩니다.]

또 당시 승마협회를 도와주려한 건데 오히려 안 좋은 소리를 들으니 짜증이 났고 게다가 전임 회장사였던 한화보다 못하다라는 말에 자존심이 상했다고도 했습니다.

이후 특검은 지난해 2월 15일 3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정유라를 잘 지원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 부회장은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화제를 전환하더니 화를 내는 바람에 분위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박 전 대통령을 흥분시킨 건 바로 저희 JTBC였습니다. 사실 이 문제를 말씀드리는 게 적절한가, 싶지만 이 부회장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10여분 동안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6년 2월 / 음성대역) : 자회사 JTBC 뉴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나라를 생각하시는 사람이면 그러실 수 있습니까? TV 안 보십니까? 회장이 외삼촌이잖아요. 왜 이렇게 정부를 비판합니까? 이적단체도 아니고…]

그런데 말이죠. 저희 JTBC, 삼성 자회사가 아닙니다. 또 2011년 개국한 이래 자회사였던 적도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 일단 팩트가 틀렸고요. 그리고 이 부회장은 중앙일보도 분리돼 관련 없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더 짜증을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 이적단체라고 했는데…박근혜 정부는 통진당 해산 이후 이적단체를 해산시킬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만들겠다는 방침까지 밝힐 정도였으니까…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에 대한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나흘간 진행된 신문 동안 삼성 피고인들은 특검 조사 당시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뇌물죄 성립에 필요한 대가성을 없애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대통령의 승마협회 지원이 정윤회의 딸과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거나, 정유라 지원이 대통령의 의지로 생각된다고 했던 장충기 전 사장, 추측으로 한 말 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사실 피고인 신문에서 진술을 뒤집는 건 이례적인 건 아닌데요. 진술 번복, 또 이에 대한 사실 여부는 결국엔 재판부가 판단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론 법정 진술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사실관계가 분명한데, 부인하거나 총수를 감싸려는 의도가 노골적이면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피고인 신문에 이어 현재는 특검과 삼성이 치열하게 다툰 쟁점을 다투고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마지막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공방기일'은 내일까지 진행한 뒤 오는 7일, 다음주 결심공판이 열리고요. 그리고 이 부회장의 구속 만기일인 27일 전 1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 이재용 신문 마무리…이틀 내내 "몰랐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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