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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관병에 전자팔찌 채워 호출 한 '대장 사모님'

입력 2017-08-02 20:16 수정 2017-08-0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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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육군 대장인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이 갑질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는 소식, 어제(1일) 저희가 속보로 전해드렸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군인권센터는 2차 폭로를 통해 정말로 귀를 의심케하는 내용들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전역이 아닌 형사처벌을 해야하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까지 내놓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을 양 반장 발제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그제 방송에서 이 문제를 선제적으로 보도해드렸죠. 그때만해도 사실관계가 확인 안된 상태였기 때문에 물론 사실일 거란 확신은 있었지만 혹시 몰라서 '박모 제2작전사령관' 이라고 익명 처리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제2작전사령관은 단 한명 뿐이기 때문에, 검색하시면 다 아실 수 있게 했죠. 자, 그런데 결국 하루를 버티지 못했습니다. 어제 전격적으로 전역지원서를 냈습니다. 폭로 내용 맞다, 틀리다 확인은 않고 "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자책감을 견딜 수 없다"는 말만 했습니다.

자, 오늘, 2차 폭로 나왔습니다. 그 내용, 충격을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을 정돕니다. 가히 중세봉건시대의 지방영주를 보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오늘 하루 종일 화제가 됐던 전자팔찌입니다. 강간범에게는 전자발찌를 채우죠? 공관병에게는 전자팔찌를 채웠습니다. 상황, 재구성했 봤습니다.

[공관병 (음성대역) : 공관병 중에 한명은 반드시 전자팔찌를 차고 있어야 했어요, 사령관님 부부가 언제 호출할 지 몰랐으니까요. 공관엔 호출기가 있는데, 그걸 누르면 팔찌에 신호가 왔습니다.]

어차피 공관병이랑 한집에 있는 거 부르면 되잖아요. 자, 이번 사달의 장본인, 우리 박찬주 사령관님 사모님이죠. 성스러운 주일을 맞아서 아주 신앙심 깊은 우리 사모님, 교회 가셨답니다. 공관병들에게는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죠. 그런데 웬걸, 우리 사모님, "너희도 교회 같이 가야지?"하면서 데리고 가셨답니다.

[공관병 (음성대역) : 공관병 중엔 불교 신자도 있었죠. 하지만 사모님 때문에 교회에 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들 사랑 지극했던 사모님, 아들 군대 보내시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셨다고 합니다. '우리 애가 훈련소에서 대장 아들인지도 모르는 눈치도 없는 조교 녀석한테 꾸지람이라도 듣지 않았을까?' 이거 뭐 아들이 눈에 밟혀서 잠이 와야 말이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공관병 (음성대역) : (사모님이) 훈련소 소대장 휴대폰으로 자주 전화를 하셨어요. 훈련받고 있는 아드님과 통화를 하셨던 거죠.]

공관에는 박찬주 사령관님 가족이 쓰는 본채와, 그리고 또 공관병들이 쓰는 별채가…이렇게 두 채가 있었다고 합니다. 자, 그런데 우리 사모님, 공관병들에게 본채 화장실, 절대 쓰지 마라! 엄명을 내리셨답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짐작은 가죠. 찝찝하니까! 해서, 공관병들, 본채에서 일을 하다가도, 대기하다가도, 큰거 작은거 몸에 신호가 오기 시작하면

[공관병 (음성대역) : 저희가 쓰는 별채 화장실로 달려가 볼일을 볼 수 밖에 없었죠. 본채 화장실을 쓰다 걸리면 큰일 나니까요.]

자, 우리 사모님, 알뜰하신 걸로 따졌을 때, 둘째 가라면 아주 서러워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내가 먹을 건, 부대 안에서 다 해결한다!' 이런 자급자족의 정신으로, 무장하셨다는 거죠. 부대 안에, 모과나무, 감나무가 여럿 있었는데, 철만 되면 모과니 감이니 그냥 주렁주렁~ 달렸다는 겁니다. 이걸 보고있을 수만 있습니까?

[공관병 (음성대역) : 저희가 모과랑 감을 땄습니다. 비 오는 날 작업한 적도 있죠. 사모님은 그걸로 모과청, 곶감을 만들어서 지인에게 선물용으로 주셨어요.]

자, 지금까지 사모님 얘기만 했는데, 박찬주 사령관님도 뭐 딱히 잘하 것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골프를 참 좋아했는데, 전임자였던 이순진 합참의장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상황을 직면한 걸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겁니다.

[이순진 합참의장 인사청문회 (2015년 10월 5일) : DMZ 목함지뢰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8월 9일 날, 우리 후보자께서는 제2작전사령관으로 재임하고 계시면서 그날 골프를 하셨어요.]

[이순진/합참의장 (2015년 10월 5일) : 지휘관이 골프를 친 것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인가 봅니다. '아, 나도 나중에 인사청문회 하게 됐을 때, 골프 때문에 곤란해질 수 있겠구나, 아하, 그래, 공관 안에 골프장을 만들어야지' 했다는 겁니다.

[음성대역 : 미니 골프장이 있었어요. 홀도 있고 골프공 나오는 기계장치도 있었죠. 사령관님이 골프 치실 땐 공관병, 조리병이 옆에 대기하고 있었어야 했어요.]

왜 대기를 했겠느냐…골프공을 줍기 위해서였죠! 정말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자, 오늘 기사 제목은 < 공관병에 전자팔찌 채운 사령관님 사모님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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