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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야권에 불붙은 '혁신' 경쟁…우려 목소리도

입력 2017-08-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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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야권의 혁신 경쟁이 치열합니다. 하지만 혁신의 방향과 내용을 놓고서는 이런저런 잡음도 나오고 있죠. 오늘(2일)은 자유한국당이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는데, 당내에서도 '맹탕 선언문'이란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야권의 혁신 논의를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네, 야 3당은 대선 직후 추락한 당 지지율이 거의 꿈쩍도 하지 않고 있죠. 지지율 추이를 보면, 여당은 과반 지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반면, 야 3당은 10%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꺼내든 게 '혁신위원회'라는 응급 처방입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혁신위원회를 가동하고 있고, 바른정당도 혁신위 성격의 '바른비전위원회'가 활동 중이죠. 하지만 사실 야3당 모두 뾰족한 혁신안은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마침 오늘 진통 끝에 자유한국당의 혁신선언문이 나왔습니다. '신보수주의'라는 이념을 제안했습니다.

[류석춘/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정의와 형평을 바탕으로 활기차며 따뜻한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을 추구한다.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국민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

네,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신보수주의'가 대체 무슨 이념인지 문제 풀이로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중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에 적합하지 않은 것은?
1번. 1948년 건국을 긍정하는 '긍정적 역사관'
2번.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성을 막는 '대의제 민주주의'
3번. 산업화, 민주화 기득권을 배격하는 '서민중심경제'
4번. 개방을 통해 국가를 업그레이드 하는 '글로벌 대한민국'
5번. 거친 발언으로 상대방을 자극하는 '홍트럼프주의'

네, 딱 봐도 정답은 5번이죠. 그러니까 긍정적 역사관, 대의제 민주주의, 서민중심경제, 글로벌 대한민국…이 4가지가 자유한국당의 신보수주의를 떠받치는 핵심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수층 관점에서는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개념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게 빠졌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혁신의 전제 조건이 뭡니까. 반성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반성이 담긴 부분은 딱 한 대목에 불과했습니다.

[류석춘/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 계파정치라는 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고 급기야 야당의 하나로 전락한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

혁신선언문이 모두 1500자 정도 되는데, 특히 지금의 당의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인 '박근혜', '친박'이란 이름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총선 공천실패, 대통령 탄핵'이라는 표현이 전부였습니다. 결국 혁신위도 지금 자유한국당을 떠받치고 있는 친박 성향의 지지층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류석춘 위원장의 개인 정치 성향이 강하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류석춘/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지난달 11일) : 지금 감옥에 계신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 조치하는 일은 시체에 칼질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위 활동이 국민 기대에 못 미치는 건, 국민의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당 혁신위는 일찌감치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해왔죠. 하지만 혁신위의 진단과는 달리, 안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박주선 비대위원장, 김동철 원내대표와 만났고, 오늘은 박지원 전 대표를 만나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합니다. 분위기는 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실제로 출마할 경우 논란은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자숙과 성찰을 하겠다"고 말한 지 겨우 20일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대선 때 본인이 했던 이 말을 되돌려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휴 실망입니다.]

자,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안철수 전 대표와 정책연대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안 전 대표가 최근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를 강조하고 있고, 김무성 의원은 국민의당 의원까지 포함하는 초당적 모임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네, 김무성 의원, 얼마 전에 '노룩 패스'로 화제를 모았죠. 최근엔 새로운 버전의 '노룩 패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

바른정당 '한여름 밤의 토크쇼' (지난달 26일)

[김무성/바른정당 의원(지난달 26일) : 열심히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여러분들 잘 좀 도와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장면은?

'노룩 패스'?

하지만 그대 시선을~
난 안 보고도 느낄 수 있죠~

그 후로도 계속된 '노룩 패스'

+++

자, 측근들 얘기를 들어보면, 김 의원의 평소 성향이 정치적인 '노룩' 그 자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옳다고 생각되는 일이면, 주변 눈치를 절대 안 본다는 거죠. 그렇다면 국민의당과의 정책 연대도 '노룩'으로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야권에서 정계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입니다.

자, 오늘은 야권의 지지부진한 혁신 과정을 보면서 골라본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지워도 지워도
너는 그대로인데
치워도 치워도
너는 그대로인데
아무것도 변한 게 없어

안예은의 '어쩌다 보니'입니다. 그동안 우리 정치권에서 '혁신위원회'는 "어쩌다 보니 만들어져서 결국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는", 그런 전형적인 패턴을 반복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오늘 나온 자유한국당의 혁신선언문도 '알맹이'가 빠졌다는 비판이 많죠. 지금 야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신' 경쟁도 과거의 패턴을 되풀이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야권에 불붙은 '혁신' 경쟁 > 입니다.

(화면제공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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