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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 대책, '8·31 대책 부활'…문재인표 '투기와의 전쟁'

입력 2017-08-02 13:41 수정 2017-08-02 14:17

다주택·갭투자, '투기세력' 규정…주택정책 패러다임 '투자용→거주용' 전환

효과 없었던 6·19 대책, 대통령 '피자' 발언에 휴가철 고강도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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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갭투자, '투기세력' 규정…주택정책 패러다임 '투자용→거주용' 전환

효과 없었던 6·19 대책, 대통령 '피자' 발언에 휴가철 고강도 조치

8·2 부동산 대책, '8·31 대책 부활'…문재인표 '투기와의 전쟁'


새 정부가 6·19 대책 발표 이후 40여일 만에 다시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번 대책은 최근 10여년간 보지 못했던 고강도, 전방위 종합 규제대책으로 평가된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11·3 대책을 내놨고, 새 정부가 올해 6·19 대책을 시행했지만, 청약 과열을 진정시키는 '잽' 정도였다.

직전 두차례에 비하면 이번 대책은 주택 투기수요를 향해 날린 '핵펀치', 문재인 정부판 '투기와 전쟁 선포'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다주택자와 갭투자자를 전세 등 민간 영역 임대주택 공급자로 어느 정도 인정한 셈이라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들을 집값과 주택시장 안정을 교란시키는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발본색원에 나선 것이다.

이는 과거 노무현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새 정부는 이를 통해 주택은 '투자용'이 아니라 '거주용'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명확히 했다.

이번 8·2 대책은 사실상 에서 가장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2005년 '8·31 부동산대책'의 부활이라는 평가다.

8.31 대책에 들어있다가 박근혜 정부가 없앴던 규제들이 대거 되돌아왔다. 당시처럼 세제·청약·공급과 관련한 규제가 총망라됐다.

◇ 대통령 '피자 쏜다' 발언에 계획보다 빨리, 강력하게

정부가 6·19 대책 이후 불과 40여일 만에 다시 초강력 대책을 내놓은 것은 대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주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4% 오르며 6·19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4주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됐다.

민간 조사업체인 감정원보다 시세 변동에 민감한 부동산114 조사에선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0.57% 뛰며 올해 들어 주간 상승률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서울 전역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렸고,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여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호가는 일부 아파트에서 한달 새 1억∼2억원씩 급등했다.

주택시장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6·19 대책보다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발표 시점은 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휴가를 다녀온 직후인 8월 둘째 주로 예정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기업인과 대화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료들을 향해 "부동산 가격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말하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받은 국토부 주택정책실 관료들은 서둘러 대책을 내놓기 위해 7월 28일부터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합숙을 하다시피 하며 부동산 대책 조율에 들어갔다.

대통령 휴가 기간 중인 이달 2일에 대책을 발표하기로 지난달 31일 결정이 내려졌다. 초고강도 대책이 한여름 휴가철에 나오게 된 배경이다.

'피자 발언' 이후 꼬박 5일 동안 청와대, 여당 등을 오가며 다듬어진 대책의 내용도 국토부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강도 높게 바뀌었다는 게 관료들의 전언이다.

◇ "다주택자 거래 증가가 집값 급등 원인"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주택 정책은 경기조절 수단이 아니라 서민 주거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집은 투자가 아닌 '거주' 대상인 만큼 투기수요는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책의 칼날은 다주택자 및 갭투자자, 대표적 투자 상품인 재건축에 집중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취임식에서 이미 "최근의 집값 급등은 실수요자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세력"이라며 다주택자와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실제 국토부가 주택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전체 주택 거래량에서 유주택자(1주택 이상)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2007년 31.3%에서 2013년∼2017년 사이에는 43.7%로 증가했다.

특히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주택을 추가로 구매하는 비중은 2015년 6.0%에 비해 2016∼2017년에는 13.8%로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결국 다주택자들이 갭투자 등을 이용해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비율이 늘면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이번 정책에는 단기 투자수요 억제하기 위한 수요 규제가 대거 포함됐다.

과거 참여정부에서 8·31대책 등 수요조절 규제책으로 쓰였던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지정,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 청약 관련 규제 등이 다시 부활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하우스 푸어, 역전세난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풀었던 규제들을 다시 환원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침체한 주택경기를 살리고,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규제 완화 정책을 편 것이 현재 집값 상승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부 규제들은 오히려 강도도 세졌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예외 허용 사유를 엄격히 강화하고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에는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를 금지한 것,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 거래시 자금조달계획 및 입주계획 신고를 의무화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청약조정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들에 대해 양도세를 중과하고,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실거주를 부활하며,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를 막은 것, 투기과열지구내 주택거래시 자금조달계획 등을 내도록 한 것 등은 앞으로 '실수요자'가 아니면 집을 살수록 불이익을 주겠다는 경고다.

최근 주택 거래량 증가의 주원인인 '갭투자' 세력을 철저히 차단하면서 참여정부 때처럼 "집 사서 투자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참여정부 때 만들었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와 종합부동산세,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대못'의 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이 참여정부로 회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다주택자의 '사회적 책임'으로 자발적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을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9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세제·기금·사회보험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대상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세를 물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는 구조"라며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당근(인센티브)을 주면서 채찍(다주택자 패널티)도 같이 휘두르는 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 이후 매매 수요의 전세 전환으로 전셋값이 불안해지면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주택 등록 시행 후 기초 자료를 모아 순차적으로 전월세 상한제 도입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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