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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자유한국당 혁신위, 혁신선언문 발표 돌연 취소

입력 2017-07-28 17:54 수정 2017-07-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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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이 2중·3중 갈등에 빠졌습니다. 혁신위는 혁신위대로 삐걱대고 있고요, 또 당 대표와 원내대표도 마찰을 빚고 있죠. 담뱃세 인하 관련 논란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오늘(28일) 야당 발제에서는 자유한국당의 갈등 상황을 자세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오늘 오전 9시 30분에 '혁신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저도 아침부터 분주하게 취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불과 40분을 남기고 이런 문자가 왔습니다. "위원들 간에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면서 돌연 발표가 취소된 겁니다.

[이옥남/자유한국당 혁신위 대변인 : 혁신위 선언문은 사실상 쟁점이 합의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게 조금 갑자기 취소하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쟁점이 됐던 건 '서민 경제'라는 용어였다고 합니다. 진보 성향인 최해범 혁신위원이 "'서민중심경제'를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는데, 한 위원이 "좌파 진영의 민중주권론과 뭐가 다르냐"는 취지로 반대 의견을 내면서 격론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최해범/자유한국당 혁신위원 : 당의 정체성과 문제 있지 않냐. 이렇게 문제 제기하시는 한 분이 계셨어요. 서민중심경제에 대한 얘기에 대해서 그걸 그렇게 당의 정체성이 어떤 좌클릭으로 그렇게…]

그런데 어쩌면 더 예민한 쟁점이 또 있습니다. 바로, 자유한국당의 '1호 당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죠. 이 문제 역시 여전히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류석춘/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 박근혜 대통령 개인 한 사람을 탈당시키느냐 마느냐를 여러분이 자꾸 질문을 해서 유도하는데 자꾸 그걸 갖고 주제를 잡으려고 하니까…너무 그러지 마세요.]

네, 류석춘 위원장의 예민한 심경, 십분 이해가 갑니다. 일부 혁신위원들이 '박근혜 출당'을 주장하고 있는데,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겠죠.

[류석춘/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지난 11일) :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 조치하는 일은 시체에 칼질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할 순 없다는 겁니다.]

네, '박근혜 출당은 시체에 칼질하는 일'.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싶었는데, 3개월 전에 이미 누군가 했던 말과 거의 똑같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10일) : 또다시 출당 요구를 하는 것은 저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정치적으로는 사체가 되어버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다시 등 뒤에서 칼 꽂는 그런 걸 하는 것은 나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네, 류석춘 위원장과 홍준표 당시 대선 후보의 발언. 거의 싱크로율 100%에 가깝죠. 하지만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갈등의 한 축이 바로 홍준표 대표와 류석춘 위원장입니다. 류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발언으로 이른바 '극우 논란'을 일으키자, 홍 대표가 제동을 걸기도 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24일) : 혁신을 하면서 우리가 수구보수로 회귀되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바로 문제가 커집니다.]

그런데 혁신위에만 갈등이 있는 게 아닙니다. 또 다른 갈등의 축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 이른바 '투 톱'입니다. 특히 홍 대표가 던진 '서민 감세' 카드에 대해서 정우택 원내대표가 반기를 들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그때 (담뱃값 인하) 공약이 잘못된 공약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걸 한 번 더 점검하는 것이 우리 정책 결정자의 도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정면 돌파할 기세입니다. 정 원내대표가 반기를 들었지만, '담뱃세, 유류세 인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아예 못을 박았습니다. 홍 대표가 이렇게 당내 갈등을 무릅쓰면서까지 담뱃세 인하를 고집하는 이유 뭘까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준비된 '대여 투쟁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실제로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미 그런 전략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달 20일) : '담뱃세 인하하자!' 그렇게 해놓고 우리는 투쟁을 해보라 이거죠. 그러면 국민들이 우리 편으로 오는 것은 그런 것 때문입니다. 제대로 투쟁만 해주면 연말 지나서 국민들이 운동권 정부에 대해서 등을 돌릴 겁니다.]

네, 이렇게 벌써 1달 전에 이른바 '담뱃세 투쟁' 전략을 제시했던 겁니다. 물론 여당도 홍 대표의 이런 투쟁 전략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자신들이 제멋대로 올린 담뱃세와 유류세를 아무런 사과나 반성 없이 오로지 정략적인 태도로 가고 있습니다. 뼛속까지 남아있는 국정 농단의 습관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야가 신중히 접근해야 할 세제 개편안 문제를 정쟁으로 몰고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 오늘은 갈등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지켜보면서 골라본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 아파하네요 멀어지네요

넬이 부른 '멀어지다'입니다. 자유한국당의 갈등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혁신위는 내부 갈등으로 혁신선언문 발표를 돌연 취소했고, 당 대표와 원내대표도 담뱃세 인하 문제로 충돌하는 모습이죠. 점점 혁신의 길에서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 발표 돌연 취소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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