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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여야, 4당 4색 '증세 전쟁'…복잡해지는 셈법

입력 2017-07-25 19:25 수정 2017-07-2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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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경에 이어서 여야가 증세 논쟁에 돌입하면서, 각 당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여당은 이번에도 국민의당, 바른정당과 손을 잡겠다는 구상인데, 자유한국당의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25일) 야당 발제에서 여야의 증세 논쟁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여야는 '증세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여당은 그야말로 속도전입니다. 벌써부터 증세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27일 다가오는 목요일에 세제개편 방안과 관련해서 당정협의가 예정되어있습니다. 초우량 대기업과 초고소득자들에 대한 증세에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별로 온도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야3당은 일단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부자증세라고 하지만 결국엔 이 증세 폭탄은 중산층과 서민에게 도미노 증세로 나타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 (어제) :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적 동의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혜훈/바른정당 대표 (어제) : 취임하자마자 증세 카드를 꺼내드는 것에 대해서 국민께 사과하셔야 됩니다.]

자, 이렇게 야3당이 모두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당은 '협상의 법칙'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도출한 '야3당 사용 설명서'입니다.

+++

첫째, 뿌리가 같은 국민의당과 먼저 손을 잡으세요.
둘째, 일부 정책 노선이 유사한 바른정당과 합의하세요.
셋째, 자유한국당을 고립시켜서 승복을 끌어내세요.

+++

네, 실제로 오늘 우원식 원내대표 얘기를 들어보면, 이런 사용설명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김동철 원내대표께서 어제 "증세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씀하셨고,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 역시 "세수 증대의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정치권도 큰 틀의 공감대 형성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직 자유한국당만이 외딴섬 메아리같이 나홀로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국민의당, 바른정당을 파트너로 끌어올 수 있다고 자신하는 카드는 또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 두 당의 후보들이 내걸었던 공약이죠. "당신들도 증세를 약속했으니 협조해라" 이런 논리인데, 안철수, 유승민 전 후보는 분명히 '증세'를 공약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의원 (4월 28일 / 영상출처 : MBC) : (법인세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법인세는 이명박 정부 이전의 수준으로 명목 법인세율 25%로 올리겠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4월 28일 / 영상출처 : MBC) : 저는 재원은 원칙이 1, 2, 3…3단계입니다. 우선 재정 효율화를 하고 그리고 두 번째로는 실효세율을 정말 정상적으로 만든 다음에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어서 증세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선때도 자유한국당만 다른 주장을 했죠. 증세 원천 불가 입장은 지금이나 그때나 변함이 없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28일 / 화면제공 : MBC) : 감세를 하거나 또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자고 하는 사람은 저 밖에 없는 것 같고. 우리나라만 지금 정반대로 가는 현상이 아닙니까. 증세를 하자고 하는 것은. 법인세를 올리자고 하는 것은.]

자, 말하자면 홍준표 대표의 이런 입장이, 자유한국당의 '가이드 라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이번 증세 전쟁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연합군'을 형성하고, 자유한국당만 고립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어쩌면 이런 고립은 홍준표 대표가 자초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홍 대표의 머릿속엔 이런 각종 '중대' 개념이 들어있죠. 어제는 '신 4당 연합'이란 표현까지 썼는데, 다른 야당들이 발끈했습니다.

[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 : 제1야당 대표로서 자질도 부족하고 그릇도 작은 홍준표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새삼 놀랍지도 않습니다.]

[김세연/바른정당 정책위의장 : 바른정당은 누구와 연합할 이유가 없고 반면 나빠질 대로 나빠져 있는 자유한국당은 이제 회복 불능으로 접어든 지가 오래입니다.]

홍 대표는 조금 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증세 전투를 앞두고, '보수 대통합'이란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대선 때도 비슷한 효과를 노리고, 이 전 대통령을 찾았던 적이 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3일) : 지금 뭐 보수 우파 진영이 전부 위기에 있으니까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 : 위기감이 있지]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3일) : 응집하는 속도가, 결집하는 속도가 빠를 겁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 보수가…명예를 좀 회복을 해야 해.]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3일) :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하고 탄핵하고 할 때 저하고는 상관없습니다. 저는 경남지사로 가있고.]

[이명박 전 대통령 : 물론이지]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3일) : 중앙정치하고 관련이 없고…]

[이명박 전 대통령 : 물론이지]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3일) : 아무 것도 한 게 없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 없지. 있을 게 뭐 있어]

자, 오늘은 '고립'을 하나의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를 떠올리면서 골라본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이해하지 못할 많은 일들 중에 우린 살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외로운가요?'

동물원의 '단순한 남자'입니다. 홍준표 대표는 참 일관된 인물입니다. 최근에 '황제 장화'를 비롯해서 이런저런 논란을 자초하기도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죠. 누가 뭐라고 하든지 한 방향으로만 내달리는 모습. 뚝심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복잡한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너무 단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습니다. 증세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데, 자유한국당만 또다시 외로운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여야, '4당 4색' 증세 전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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