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스포츠재단의 박헌영 과장이 최순실 씨의 지시를 일일이 적은 수첩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뇌물 재판에 핵심 물증으로 떠올랐습니다. 오늘(30일) 재판에서 최씨 변호인이 왜 이제서야 수첩을 내놨는지 추궁했는데요. 박 과장은 "죽을까 봐 무서워서 땅에 파묻어뒀다"고 했습니다. 돈과 힘을 가진 최 씨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최후의 수단이었다는 거죠. 오늘 재판은 박 전 대통령이 건강 이상을 호소하면서, 중간에 끝났습니다.
이서준 기자입니다.
[기자]
K스포츠재단 과장 박헌영 씨는 지난 3월 28일 최순실 씨 지시를 받아적은 수첩 2권을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최순실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오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씨를 상대로 "지난해 말부터 조사를 받았는데 4~5개월 지나 제출한 이유가 뭔지" 추궁했습니다.
박 씨는 "죽을까봐 무서워서 땅에 파묻어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순실을 상대로 자신을 지킬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씨의 보복이 두려워 가장 핵심적인 증거물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야 검찰에 제출했다는 얘기입니다.
박 씨는 또 "최순실 씨가 어떤 힘과 돈을 가진 분인지 잘 알아서 공포감이 있었다"고도 말했습니다.
검찰은 박헌영 수첩과 안종범 수첩이 하루 차이로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 씨가 박 씨에게 지시를 하면 같은 지시를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안종범 수첩과 박헌영 수첩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공모관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핵심 증거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재판은 박 전 대통령이 건강 이상을 호소함에 따라 중간에 끝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