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1년 여중생 2명이 집단 성폭행 당한 사건 항소심에서 가해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이냐"는 언급까지 했는데, 피고인 부모들은 오히려 "무슨 잘못이 있냐"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1년 9월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23살 한모 씨 등은 도봉구 한 야산으로 중학교 1학년 여학생 2명을 불러냈습니다.
이들 11명은 여학생들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한 뒤 집단으로 성폭행했습니다.
8일 뒤에는 22명이 또다시 같은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피해자들은 5년이 흐른 지난해 6월에야 고소장을 제출했고, 군 복무 중인 11명을 제외한 나머지 가해자 11명이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 중 6명이 1심에서 징역 5~7년형 등을 선고받았습니다.
2심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일일이 얘기하지 않아도 이 범행이 얼마나 잔인한지 피고인들이 잘 알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재판부나 수사기관이나 굉장히 많은 분노를 느꼈을 것이고, 기록을 보며 분노가 치밀어서 이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미성년자라 형량을 더 높일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4명 중 3명의 형량을 1년씩 늘리고,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김모 씨를 법정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무죄를 받은 이들에 대해서도 범행을 보고만 있었을 뿐 경찰에 신고하지도, 말리지도 않았다고 질타했습니다.
선고 직후 피고인 부모 일부는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돈을 많이 썼는데 어떻게 형량이 늘어나느냐", "젊은 애들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강하게 항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