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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정유라 영장 또 기각…"박근혜와 수차례 통화"

입력 2017-06-21 18:57 수정 2017-06-2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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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유라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이 또다시 기각됐습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혐의를 추가하고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번에도 구속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늘(21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최 씨 딸 정유라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다각도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국정농단의 마지막 퍼즐로 꼽혔던 정유라에 대한 구속 수사는 또다시 무산됐습니다. 법원은 이번에도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정 씨의 가담 정도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주거상황 등을 고려해봤을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별도의 견해를 내놓지 않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의 목소리는 엇비슷했는데요. 민주당은 "법원이 형식논리에 치우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검찰이 수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우려스럽다", 바른정당도 "실망스러운 결과다", 정의당도 "법원이 기계적인 판단으로 자유를 준 건 이해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 씨의 영장이 기각되자 실질심사를 맡은 권순호 부장판사에 관한 관심이 종일 뜨거웠는데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권 판사는 우병우, 이영선의 영장은 기각, 고영태는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선 갖가지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참고로 권 판사, 정광용 박사모 회장의 영장은 발부했습니다.

물론 영장 기각은 구속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뿐 정유라의 죄가 없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에 검찰은 정 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지, 아니면 추가 혐의를 적용해 세 번째 영장을 청구할지 고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면 덴마크 사법 당국과의 협조가 필요하므로 당장 결론이 내려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유라의 구속은 무산됐지만, 정유라의 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혐의는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정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확인했고, 정 씨도 시인했습니다.

[정유라/어제 : (박근혜 전 대통령이랑 전화한 거 맞아요?) 한…한 차례 했습니다. (무슨 대화 나눴어요?) 1월 1일에 그냥 어머니가 인사하라고 바꿔주셔서…(크리스마스 때 하셨다는 거랑 얘기가 다른데?) 크리스마스 때 했었고요, 1월 1일 날에 했었고 몇 번 했었어요. (그럼 한 차례가 아니네요?) 한 두세 차례 됩니다. 제가 검찰 조사에도 그렇게 말씀드렸고 법원에서도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누가 전화를 한 겁니까?) 어머니요.]

당초 변호인은 크리스마스 때라고 했는데 진술이 조금 다른 것 같고요. 일단 정 씨의 진술을 보면 크리스마스나 1월 1일처럼 '특별한 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통화를 하고, 또 정 씨를 바꿔주기도 했다는 겁니다. 물론 통화를 더 했을 가능성도 배제는 할 수 없겠죠.

그런데 여기서 거짓말이 드러납니다. 우선 정유라는 박 전 대통령을 초등학교 때 본 게 마지막이라고 했습니다.

[정유라/1월 4일 : (본인이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 이모라고 호칭을 불렀다는 얘기까지 있었거든요.) 아니요. 저는 제가 박근혜 대통령님을 뵙긴 뵀는데요, 마지막으로 뵌 게 저희 아버지가 일하실 때 뵀어요. (그게 언제예요?) 제가 초등학교 때일 거예요.]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물론 '통화'와 '만남'을 구분한 것일 수도 있겠죠. 다만 2014년 10월, 박 전 대통령 초청으로 진행된 아시안게임 선수단 오찬 당시 정유라는 바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거짓말은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인데요. 정유라는 어렸을 때 본 게 전부라는 입장이었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1월 25일 / 영상출처 : 유튜브 정규재 TV) : 어릴 때 봤죠. (아, 그렇습니까?) 예, 예, 예. 그러고요. (오래 전 얘기네요?) 오래 전 얘기고, 또 그 정유라, 또 이번에 보니까 개명을 해서 정유라라고 불린다고. (원래 이름은 뭐 정유연?) 정유연. 그래요. 전 정유연으로 알고 있었어요. 정유라라는 것도 몰랐습니다. 개명한 것도 이번에 알았어요.]

물론 이같은 주장은 일찌감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조금 전에 본 선수단 오찬 행사는 물론, 김종 전 차관도 이렇게 증언을 했습니다.

[김종/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1월 23일) : 정유라 같이 끼가 있고 그다음에 능력이 있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위해서 좀 더 그런 프로그램을, 영재 프로그램 같은 거를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게 대통령 말씀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에는 정유라 씨를 얘기했기 때문에 굉장히 저한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여튼 두 사람의 통화 사실은 최씨 모녀와 박 전 대통령이 밀접한 관계임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보이는데요. 그동안 '정유라는 모른다', '정유라를 위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은 받은 건 말이 안 된다'는 박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정 씨가 뇌물 수혜자로, 또 직접적인 관여 여부가 입증된다면 정 씨의 유무죄도 최종적으로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입니다. < 두 번째 영장기각 정유라 "박 전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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