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9일) 전국에서 판사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대법원의 사법 행정권 남용 논란을 거침없이 논의했습니다. 자유롭게 토론하려고 서로 호칭도 판사로 통일했다고 하는데, 판사들은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 관련 의혹을 직접 추가 조사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특히 추가 조사 진행을 방해하는 자에 대해서는 즉각 직무에서 배제할 것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임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09년 4월 신영철 전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촛불 시위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국법관회의가 열렸습니다.
이후 8년여 만에 판사 100명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3월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사법개혁 관련 학술대회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발단이 됐습니다.
진상조사가 이뤄졌지만, 법원행정처가 조직적으로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와 판사 블랙리스트 존재 등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판사들은 오늘, 회의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들이 직접 법원행정처의 외압 의혹을 추가 조사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외압 지시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사용했던 컴퓨터와 저장매체 보전도 요구했습니다.
특히 법관회의가 구성한 소위원회에 조사권한을 위임할 것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요구했습니다.
대표 판사들은 다음달 다시 모여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등 사법개혁 관련 논의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한편 검찰은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양승태 대법원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