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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백남기 사인 '병사→외인사'로 바꾼 서울대병원

입력 2017-06-15 18:41 수정 2017-06-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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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사망한 농민 백남기 씨 사건,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백 씨에 대해서 '병사' 판단을 내렸던 서울대 병원이 오늘(15일) 사망 원인을 '외인사'로 바꾸고 유족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백 씨의 사망진단서 변경 소식을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서울대병원이 오늘 오후 2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2014년 11월 민중총궐기 시위에 참석했다가 경찰의 직사 살수에 맞아 쓰러진 뒤 지난해 9월 숨진 농민 고 백남기 씨의 사망 원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김연수/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 지성의 전당이라 생각하는 서울대학병원이 지난 1년 가까운 동안 국민 여러분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동안 백 씨의 사망진단서는 최대 쟁점이었는데요. 애초 병원이 밝힌 사망 종류는 '병사'였고 직접적인 원인은 '심폐정지'였습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등에서는 사망 원인이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왔고 논란이 일자 서울대병원에서는 특별조사를 진행했지만 사망 원인에 관한 판단은 주치의가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선하/서울대병원 교수 (지난해 10월 3일) : 환자분께서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한 것 때문에 사망하였다고 보고 병사로 표기하였습니다.]

진단서가 지침과 다르게 작성됐다면서도 병사가 바르다고 결론이나자 정치권에서는 외압이나 강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주치의의 소신은 확고했습니다.

[이종배/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0월 11일) : 본인이 양심에 따라서 아주 소신껏 하신 겁니까? (네, 소신껏 하였습니다. 어떤 외부의 압력도 적용받지 않았습니다.)]

[백선하/서울대병원 교수 (지난해 10월 11일) : (유족 수정 요구하는데 사인을 변경할 의향이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특히 조사위원장이었던 이윤성 교수는 주치의 백선하 교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이동섭/국민의당 의원 (지난해 10월 11일) : 이거 어떻게 판단합니까? (백남기씨는) 병사입니까? 외인사입니까?]

[이윤성/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지난해 10월 11일) : 외인사로 판단합니다.]

주치의와 그 주치의를 조사한 위원장의 처지가 다른 상황인데요.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백 씨가 살수차가 아닌 시위대 폭행때문에 쓰러졌다는 주장과 함께 궤변도 나왔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0월 4일) : 물대포 가지고 얼굴에 맞았다고 해서 바로 뼈가 부러질 수 있느냐, 이것도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 물대포보다 훨씬 더 압력이 강한 세차장에서 쓰는 이런 것 가지고도 사람 뼈가 부러진다는 거는 보통 상상하기가 힘든 거예요.]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백 씨가 사망한지 264일 만에 오늘 오류를 인정하고 사망원인을 외인사로 변경했습니다.

[김연수/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 또 우리나라가 다 가지고 있는 도제식 수련제도가 진단서 작성에 대한 법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해서 명확하게 대답하기 어려운 그런 조건이었습니다. 사실 저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고민은 의사 개인의 판단과 의사 집단의 판단이 다를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조율하고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윤리위원회를 열고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안을 바로 잡았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늘은 서울대병원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진지 하루 만입니다.

그동안 경찰은 백 씨의 사망 원인을 '확실'하게 하려고 부검을 시도했고 유족들은 물대포에 의해 사망한 게 확실한 데 경찰이 병사라는 사인을 빌미로 과잉진압의 책임을 피해 가려 한다고 맞서기도 했습니다. 오늘 병원이 백 씨의 사인을 수정했지만 경찰이 곧바로 책임을 인정할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이용호/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지난해 9월 12일) : 결과적으로는 어떤 사람이 중태에 이르렀다, 그러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강신명/전 경찰청장 (지난해 9월 12일) : 아닙니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해서, 사람이 다쳤거나 또 사망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최근 "검찰 수사 결과, 경찰 잘못이 명백히 밝혀지면 유족에게 사과드릴 수 있다"며 여전히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오늘 사인이 정정됨에 따라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전면 재수사 가능성이 커진 만큼 같은 태도를 고수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여당 발제 마무리하겠습니다. < 서울대병원 백남기 농민 사인,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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