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50년 12월, 흥남부두에서 14,000여명의 북한 피란민을 싣고 내려온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상급선원이던 미국인이 이달 말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납니다.
어떤 사연인지, 뉴욕에서 심재우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등 뒤에서 총탄이 날아오는 급박한 상황에서 피란민들은 아슬아슬하게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올라탑니다.
레너드 라루 선장이 14,000여명의 피란민을 빼곡히 싣고 거제도로 '생명의 항해'를 시작합니다.
빅토리 호는 한 척의 배로 가장 많은 인명을 구해낸 기록으로 2004년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2001년 세상을 떠난 라루 선장 밑에서 빅토리호의 상급선원으로 일하며 생명구출에 일조한 로버트 러니 변호사. 지금도 당시 모습을 떠올리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로버트 러니/변호사(전 빅토리호 상급선원) : 흥남철수의 진정한 영웅은 자유를 찾기 위해 배에 올라 탄 피란민들이었습니다.]
이 배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와 누나가 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이 한 일에 더욱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로버트 러니/변호사(전 빅토리호 상급선원) : 문 대통령의 부모가 빅토리호에 타지 못했다면, 문 대통령은 태어나지도, 현재 위치에 있을 수 없었겠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이 러니 변호사를 워싱턴으로 초청해 만나기로 했습니다.
[로버트 러니/변호사(전 빅토리호 상급선원) : 만나면 먼저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고, 전쟁이 끝나고 초토화된 한국을 훌륭하게 일으킨 한국민들에 대한 경애심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러니 변호사는 '생명의 항해'로 태어난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이어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