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일) 같이 화창한 날 아이들과 나들이 간 분들 많으실 텐데요. 나들이는 커녕 방 안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가족도 있습니다. 바로 희귀 난치병에 걸린 아이들의 가족입니다. 아이가 아프면 모두가 아프다 이런 말이 있지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온 가족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 사연을 신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중증복합 면역결핍증'이란 희귀병 진단을 받은 승영이.
승영이가 가쁜 숨을 몰아쉬자 아버지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면역력이 거의 없어 감기만 걸려도 생사의 갈림길에 섭니다.
[이인제/희귀난치병 환아 아버지 : 철렁 내려앉았죠. 울기도 많이 울었고요. 승영이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사실 온 가족이 힘들었어요.]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긴 승영이는 곧 3번째 생일을 맞습니다.
그 사이 가정 형편은 점점 나빠졌습니다.
[이인제/희귀난치병 환아 아버지 : 40일 입원을 했는데 1800만원이 나왔어요. 산소발생기 하나만 임대하고 있는데 그것도 1000만원 단위예요.]
억 대의 병원비를 감당하느라 이 씨는 자신과 부모의 집까지 모두 팔았습니다.
중소기업 간부 자리도 그만두고 병간호에 나섰지만 여전히 매달 600만원의 치료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온몸이 마비된 두 아들을 돌보는 이민자 씨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대성이와 지성이 형제는 온 몸이 서서히 마비되며 시력과 청력을 잃는 '로렌조 오일병'.
[이민자/희귀난치병 환아 어머니 : 눈 뜨고 다음 날 일어나면 진행이 굉장히 빨리 되는 거예요. 그전에는 더듬더듬 다녔는데 다음날엔 완전히 기어 다니는…]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유일한 약으로 알려진 '로렌조 오일'은 의약품으로 등록되지 않아 보험 적용도 안 됩니다.
[이민자/희귀난치병 환아 어머니 : 그게 생명줄인데, 형편이 안 좋아서 못 먹을 상황이 될까 봐…]
초록어린이재단이 지난해까지 2년간 관련 희귀 난치병 지원금을 받은 200가구를 조사한 결과 절반은 소득이 줄고, 70%는 빚더미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