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픈 가족을 돌보는 데는 경제적인 어려움만 있는거는 아닙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도 빼놓을 수 없겠죠. 비행기 타는 건 꿈도 못 꾸던 발달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여행은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이 특별한 여행에 강버들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기자]
'제주도에 가고 싶어요'
16살 발달장애 딸을 가진 한 엄마의 제안으로 180여명의 발달장애 가족이 모였습니다.
돌출 행동을 하는 가족 때문에 평소 비행기 여행은 엄두도 못 내던 이들입니다.
[김정순/서울 낙성대동 : 얘는 (비행기 타는 게) 처음이에요. 괜찮아? 안 아프지?]
21살 딸을 챙기는 엄마, 휠체어에 앉은 남편과 사진을 찍는 아내도 함께 하는 여행이 설레기만 합니다.
[이남예/서울 목동 : (셀카봉) 처음 사서. 추억을 많이 남기려고요.]
좁은 비행기에 오르자, 흔들고 두드리고 때리고 늘 눈치를 보게 했던 행동이 시작됩니다.
[이정숙/서울 중계동 : (비장애인들은)언짢아 하기도 하고 인상을 찌푸리기도 하고…]
잠시 시간을 들여 다독이자 어느 새 잠잠해집니다.
[박순복/서울 대방동 : 으쓱 으쓱 잘 한다. 꼬집지 마세요. 엄마가 꼭 잡고 있어야지.]
집과 학교, 치료실만 오가던 이들에게 제주의 푸른 숲과 바다는 새로운 세계입니다.
[매일 그대와 밤에 품에 안겨, 매일 그대와 잠이 들고 파.]
모금과 후원을 통해 전세기를 띄우는 등 두 달 간의 준비로 '눈치 보지 않는 여행'이라는 꿈을 이룬 이들은 다음 여행을 위해 비장애인들에게 이해를 부탁했습니다.
[김미수/서울 강일동 : 여행할 때마다 성장하고 있어요. 이해해주시면 우리 아이들도 밖으로 다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