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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바퀴벌레" vs "낮술" 친박-홍준표 당권투쟁 격화

입력 2017-05-17 19:14 수정 2017-05-1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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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에서 당권 문제를 놓고 해묵은 친박·비박 갈등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강성 친박 세력과 홍준표 전 경남지사 측이 연일 이 문제로 부딪히고 있는데요. 야당 발제에서 한국당의 당권 갈등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영상출처 : 유튜브 자유한국당 공식채널 (지난달 29일) : 내 아들 정현아. 결혼하는 데 아버지가 참석을 못해서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주례까지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선거 때문에 참석을 못해서 아버지로서 참 미안하게 생각한다.]

네,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대선 때 아들 결혼식에도 참석을 못했죠. 가끔 막말 논란을 일으키고는 하지만 이 영상 편지를 볼 때마다 어쩔 수 없는 아버지구나, 그런 생각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홍 전 지사는 미안한 마음에 대선이 끝나자마자 미국에 있는 차남 집으로 갔죠. 그런데 자칭 '천재 싸움꾼'인 아버지는 미국에서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홍준표 (음성대역) : 구보수주의 잔재들이 모여 당헌 개정을 또 모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허수아비 당 대표 하나 앉혀놓고 계속 친박 계파정치하겠다는 거지요.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 참 가증스럽습니다.]

자, 이 발언은 가뜩이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뒤숭숭한 당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당장 오늘 아침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친박계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홍문종/자유한국당 의원 : 바퀴벌레라고 얘기하면서 페이스북에 썼다는데 제 정신입니까, 이게? 낮술 드셨습니까,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탄핵 때 본인은 어디 가 있었습니까? 뭐 이렇게 엄청나게 한 일이 있다고…말이 안 되는 처사들입니다.]

그러나 비박계나 중립 성향의 의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친박계를 향한 성토를 쏟아냈습니다.

[정진석/자유한국당 의원 : 이게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정부 수립 이후에 최대 보수 참패라고 이게…전국위원회 무산시키고 말이야. 못하게 했잖아, 정치를 갖다가. 이제는 정말 이 보수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돼요. 동지라는 거에서 이제 적으로 간주해서 무참하게 응징해야 된다고.]

홍 전 지사가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많죠. '바퀴벌레' 얘기도 사실상 강성 친박을 향해 "당권에서 손을 떼라"는 압박을 가한 걸로 해석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홍 전 지사가 덧붙인 대목에 눈길이 갑니다. "이정현 의원을 본받아라."

자, 왜 하필이면 이정현 전 대표 얘기를 꺼냈을까요. 이 전 대표는 그 누구보다 충직한 '친박' 인사였죠. 자, 화려했던 친박의 추억을 잠시 돌아보겠습니다.

#1. 감사한 박 전 대통령

[이정현/무소속 의원 (지난해 8월 9일) : 모두가 근본 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저를 비웃을 때도 저 같은 사람 발탁해준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 저는 감사함을 갖고 있습니다.]

#2. 유다가 될 수 없다.

[이정현/무소속 의원 (지난해 11월 24일) : 여당 국회의원들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우리 야당에 따르라, 성경에 나오는 예수 팔아먹는 유다가 되어 달라,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가 되어 달라, 이런 얘기 아니겠습니까?]

#3. 좌우지 장지지지!

[이정현/무소속 의원 (지난해 11월 30일) : 저하고 손에 장 지지기 내기를 한번 할까요? 그 사람들이 그거 실천하면 제가 뜨거운 장에다가 손을 집어넣을게요.]

그러나 이 전 대표는 탄핵 사태 이후 행적이 묘연했습니다. 탈당을 했고 친박 집회에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죠. 그런데 이 전 대표의 최근 행적이 포착이 됐습니다.

[이정현/무소속 의원 (어제) : 두 달 전에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통해서 북한의 도발 행위 규탄을 지속을 하겠다, 이렇게 엄연하게 빨간 글씨까지 넣어가지고 했지마는 오늘 보고에서는 이걸 쏙 뺐습니다. 이렇게 팔랑개비 국방정책을 펼쳐가지고 어떻게 국민들이 믿고 안보에 대해서 안심을 하고 안도를 할 수 있겠습니까. 국방부조차도 이렇게 하는 것입니까?]

네, 바로 어제였습니다. 무소속 의원으로 국방위에서 질의를 했는데요. 한국당과는 여전히 거리를 두는 모습입니다. 복당도 거부하고 있죠. 그러니까 홍 전 지사가 "이정현을 본받으라"고 한 건, 친박계를 향해서 "당권을 넘보지 말라"는 압박을 가한 걸로 해석이 됩니다. 그런데, 정작 친박 핵심들의 복권은 대선 당시에 본인이 결정한 사안입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지난 4일) : 우리 이제 친박들, 우리 당원권 정지하고 이렇게 된 것 다 용서합시다, 그렇죠? 그리고 서청원, 그다음에 최경환, 윤상현이. 다 용서하는 게 맞겠죠? (예!)]

그러니까 홍 전 지사는 자신이 복권시킨 친박 핵심들과 다시 싸우게 된 모양새가 됐습니다. 강성 친박과 홍 전 지사의 당권 투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습니다.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이 모든 게 다 바퀴 때문이야
실업률도 빈부격차도 이혼도 범죄도
모두가 너 때문이야

신해철의 'Catch me If you can'입니다. 이 노래의 부제는 '바퀴벌레'죠. 오늘 자유한국당은 하루 종일 '바퀴벌레' 논쟁을 벌였습니다. 홍준표 전 지사의 거친 표현이 문제라는 지적도 많지만 친박과 비박이 상대방 탓만 하고 있는 현실이 절망적이라는 푸념도 나왔습니다. '정치인 박근혜'는 무대에서 사라졌는데 한국당은 여전히 친박·비박 갈등에 휩싸여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강성 친박 vs 홍준표, 격해지는 당권 투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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