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주의 신라 왕궁터 발굴 현장에서 약 1600년 전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성벽을 쌓을 때 사람을 제물로 사용한 '인신공양'의 흔적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경주의 신라 왕궁터 월성 발굴 현장입니다.
2015년부터 정밀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인데 약 1600년 전 사람을 제물로 바친 '인신공양'의 흔적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경주 월성의 서쪽 성문이 있던 자리입니다. 이 곳 기초부에서 인골 2구가 발견됐습니다.
성벽 공사를 시작하면서 제물로 바쳐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둘 다 키 160cm 안팎의 성인으로, 나란히 누워 있었고 주변에는 토기 등이 함께 묻혀 있었습니다.
신라는 2세기 초 왕궁을 월성으로 옮겼고 이번에 발굴된 서쪽 성벽을 쌓은 건 5세기 무렵입니다.
인신공양의 설화가 전해지는 8세기 에밀레종보다 300년 정도 앞서는 시기입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흙으로 빚은 인형도 많이 나왔는데 그 중엔 터번을 쓴 사람도 있습니다.
현재 이란계에 속하는 소그드인으로 6세기 무렵 동서 문화 교류의 증거로 분석됩니다.
나무 조각에 글자를 쓴 6세기 때 목간 7점도 나왔는데 현재까지 삼국 시대 목간 중 가장 오래된 것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