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갑자기 사라진 미국인 남성이 사흘 만에 발견됐습니다. 호텔 지하의 환풍구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건데요. 정작 본인은 술에 취해 어떻게 들어갔는지 기억을 못 했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호텔입니다.
사람 한명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호텔 벽면을 따라가자 지하로 이어지는 환풍구가 나타납니다.
미국 국적 교환학생 L모 씨가 환풍구 안에서 발견된 건 지난 12일.
L씨는 지난 9일 새벽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홀로 귀가하던 도중 사라졌습니다.
사흘이 지나서야 환풍구에 사람이 갇혀 있다는 호텔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조된 겁니다.
[L모 씨 : Help. (도와주세요.)]
구조대원들은 L씨를 구하기 위해 환풍구 배관까지 잘라내야 했습니다.
[구조대원 : 유압 장비 있잖아, 버스에…(유압 장비요?) 그거 갖고 와. (예.) 잘라 버리게, 거기를 잘라줘.]
구조 당시 탈진 증세를 보였던 L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큰 부상은 없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완전 술에 만취돼서 어떻게 들어간지를 모르는…]
호텔 측은 "만취 상태에서 화장실을 찾던 중 지하 1층 높이의 환풍구로 추락한 것 같다"며 "소독업체가 우연히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