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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 황교안…문재인 정부 출범 하루만에 사표

입력 2017-05-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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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 황교안…문재인 정부 출범 하루만에 사표


황교안 국무총리가 문재인 정부 출범 하루만에 물러난 것은 박근혜 정부를 이끌어온 자신이 새 정부와 '불편한 동거'를 계속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을 내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를 적폐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청산을 내걸어 당선된 만큼 더 이상 자리를 지키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 대통령 역시 자신이 직접 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마당에 황 총리와 계속 호흡을 맞추기 어렵다는 생각에 사표를 바로 수리한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관계자는 11일 "황 총리가 제출한 사표가 수리됐다. 오후 3시에 청사에서 이임식이 개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정부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황 총리는 1년10개월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당초 황 총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차기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새 장관의 임명제청권이 총리에게 있는데 먼저 물러날 경우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 총리는 지난 4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자신의 장관 임명제청권의 행사 여부는 차기 대통령과 상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황 총리는 "가급적 사의 표명은 빨리할 예정이지만 자신의 사퇴에 대한 최종 결정은 새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새 대통령 측과 상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기존 생각대로 전날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황 총리의 뜻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를 예방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황 총리에게 '현재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니만큼 원만하게 국정이 인수될 때까지 계속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간곡하게 이야기하셨고, 황 총리는 '필요한 역할은 국무위원들에게 잘 당부에서 협력하겠지만 본인은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상당히 완강하게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임 실장은 "황 총리는 신임 총리 후보자가 내정되고 하니까 그렇게(사표 제출) 하는 게 새 정부 출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황 총리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당장 청와대 직제 개편을 위한 임시국무회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게 됐다.

다만 황 총리의 사표수리로 인해 장관 임명제청 권한의 행사 주체에 대한 부분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헌법에는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제87조)' 라고만 명시 돼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새 장관 임명제청권 행사를 둘러싼 부분은 청와대에서 법적으로 문제생기지 않을 방법을 이미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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