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55)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가족들이 평양에서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를 갖고 태 전 공사를 맹비난했다.
3일(현지시간) 방송된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의 누나인 태옥란(57)은 "모든 가족이 그(태 전 공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한으로의 망명이 그를 짐승만도 못한 더러운 인간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태옥란은 또 "남한 망명자의 가족은 노동수용소로 보내진다는 소문을 100% 거짓 선전이며, 가족 중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의 동생인 태영도(53)는 "그는 이제 남한의 선전도구로 전락했으며, 우리 가족에게 수치만을 안겨줬다"고 형을 비난했다.
CNN은 태 전 공사의 이름을 가족 묘비에서 지웠다고 전했다.
태영도는 CNN에 "내가 이 죄를 씻을 수 없다면 나의 아들들과 후손들은 이 죄를 갚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해야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CNN는 북한 당국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번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의 형제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존경과 결의를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태영도는 "우리의 사회는 김정은 지도자를 아버지로 둔 하나의 대가족이며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와 집단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작년 아내, 자녀와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태 전 공사는 한국행을 선택한 역대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이다.
이에 따라 태 전 공사는 북한 당국의 암살 1위 표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작년 12월부터 "김정은 정권이 곧 핵무기이며 1조 달러, 10조 달러를 준다고 해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