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광화문 광장의 한 건물 옥상 광고탑에서 지금 20일 가까이 단식을 하고 있는 6명의 노동자가 있습니다. 해직됐거나 해직 위기에 놓인 사람들인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방적인 해고와 노동 재해 현실에 대해 관심을 좀 가져주길 이들은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수정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또 하루를 버텨야 하는 여성 노동자는 가족에게 편지를 쓰고, 오래 굶어 힘 빠진 다른 노동자는 누운 채 책을 읽습니다.
이들이 머무는 공간은 사람 하나 지나가기도 힘든 폭 80cm의 철제 통로입니다.
광화문 광장 10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광고판 한 가운데입니다.
해직됐거나 해직 위기에 놓인 서로 다른 회사 출신의 노동자 6명이 '공동투쟁위원회'를 만들어 옥상에서 18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겁니다.
생산직으로 7년 일하다 직장이 폐쇄된 김혜진씨는 마지막 몸부림이란 심정으로 농성장에 올랐습니다.
[김혜진/고공 농성자 : 이름 없이 산업 현장에서 노동 재해로 하루에 7명씩 죽어나가는 끔찍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요.]
모욕적 대우와 무리한 초과 근무를 중단해 달라고 한 게 전부였던 오수일씨는 하소연할 곳을 찾아 이 곳에 왔습니다.
[오수일/고공 농성자 : 저희는 비정규직이다 보니 노조를 만들면 하루아침에 계약을 해지해 쫓아냅니다.]
고공 농성에 참여한 6명 노동자 모두 대량 해고와 노조 파괴 등 각종 불법이 일어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장재영/고공 농성자 : 거의 관심을 안 가지죠. 똑같은 노동자인데. 본인들이 내일 겪을 수 있고 모레 겪을 수 있는 일인데…]
간절한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했지만 물과 소금만으로 버티기는 점점 힘이 듭니다.
[김경래/고공 농성자 : 몸무게가 5~6kg 이상 빠졌으니까. 물만 먹고 하다 보니까 찬데 자니까 설사를 해요.]
농성자들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