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을 비선 진료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재(57) 원장 부인인 박채윤(48)씨가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증언하며 "굉장히 외로워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본인과 김 원장의 의료법 위반 등 혐의 2차 공판에서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박씨는 증인 신문에서 14회 가량 청와대에 들어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만났음을 인정했다.
박씨는 "박 전 대통령과 얼굴 흉터 등에 대해 상담했는가"라는 변호인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화장품이나 치약, 샴푸 등 일상용품을 보내준 점도 인정했다.
박씨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멍이 들거나 보톡스 시술로 얼굴이 비대칭이 되면 박씨를 불렀다. 이에 박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간단한 시술을 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주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잘 못 챙겨준다고 느꼈는가"라는 변호인 질문에 "네"라고 답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굉장히 외로워 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박씨에게 가족에 관한 내용 등 내밀한 얘기를 했단 점도 법정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변호인은 박씨에게 "박 전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실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가"라고 묻자,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이 힘들어 하시기도 했고, 그 상황이 얼마나 가슴 아픈 것인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답했다.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이 침실로 데려 가 단 둘이 얘기하기도 했는가"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바깥 얘기를 듣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부모님을 잃고 위가 안 좋아져 밥을 잘 못 먹어 힘들다고 말했다"며 "연민의 정을 느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씨에 대한 신문을 마친 뒤 박씨 친동생을 증인으로 신문할 방침이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비선진료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한 바 있다.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현금과 무료 성형시술 등을 제공한 혐의도 자백한 상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