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시즌 프로야구에 만화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방향 예측이 어려운 마구 같은 공에 타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요. 비결은 손가락 관절을 이용한 너클 볼입니다.
오광춘 기자입니다.
[기자]
만화 속 야구의 한 장면입니다.
투수의 공이 타자 앞에서 갈팡질팡하며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습니다.
만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올 시즌 프로야구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마구'가 등장했습니다.
kt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의 공은 시속 120km 정도에 불과한데, 타자들은 맞히기도 힘들어 합니다.
손가락 관절, 영어로 '너클'을 구부려서 던지는 너클볼 때문입니다.
밖에서 바라볼 땐 그냥 느린 공이지만, 타자들 앞에선 공이 흔들려 보입니다.
공이 회전이 걸리지 않으면서 공기 저항에 그대로 노출되고, 공의 뒷면에 소용돌이가 발생하는 과학적 원리를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방출의 설움을 겪은 피어밴드는 너클볼을 집중 연습한 뒤 초특급 에이스로 변신했습니다.
시즌 초반 3연승을 달리는 동안 단 1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겁니다.
피어밴드는 볼넷이 거의 없는 정확한 제구력을 자랑하며, 너클볼의 약점인 폭투 가능성을 차단했습니다.
오늘 경기에도 선발로 등판한 피어밴드는 한화 타선을 상대로 5회까지 잘 막았지만 6회 두 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