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트럼프-시진핑 '100일 계획' 동상이몽…시간표 큰 견해차

입력 2017-04-19 16:0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트럼프-시진핑 '100일 계획' 동상이몽…시간표 큰 견해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줄이자는 데 합의를 했지만, 이를 실천하는 시기와 방식에서 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3470억 달러(약 396조원)에 달했던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를 했지만 타임라인 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시 주석과의 합의를 100일 안에 "감지할 수 있는 결과(tangible results)"를 도출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100일 내에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를 "아주 눈에 뛸 만큼(quite noticeably)"줄일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100일 안에 눈에 띄는 결실을 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노동자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자신의 선거공약과 달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중국이 환율조작을 중단했으며,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과 협력하는데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노동자들은 이런 트럼프의 입장 변화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단지 선거용 레토릭(수사) 이었을 뿐이라는 비난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런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 중국 무역적자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입장에 처한 것이다.

반면 시 주석은 양자 간 투자협정(Bilateral Investment Treaty, BIT))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인프라(사회간접자본) 건설 및 에너지 개발에 대한 중국의 투자도 시 주석이 내놓고 있는 카드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시 주석이 훨씬 느긋한 스케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처럼 서로 다른 타임라인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두 사람이 처한 정치적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반면 공산당을 통해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시 주석은 유권자들을 달랠 필요가 없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선임연구원인 송홍(宋泓)은 "두 나라는 서로 다른 페이스로 움직이고 있는 듯하다. 트럼프는 아주 신속하게 배달될 수 있는 뭔가를 원한다. 반면 중국은 BIT의 틀을 통한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 양자간 투자협정의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열러 해가 걸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중간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100일 계획을 제안한 쪽은 중국이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 13일 중국국제TV방송(CGTN)과의 인터뷰를 통해 "100일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전에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결실을) '조기 수확(early harvest)'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100일 계획은 양국 간 보다 건강하고 강한 경제적 유대를 맺기 위한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추이 대사는 이어 "우선 쉬운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풀고 난 뒤 좀더 어려운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이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측이 지난해 3470억 달러(약 396조원)에 달했던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신속하게 취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막상 중국 측이 내민 카드는 언제 어떤 결실을 얻을지 알 수 없는 BIT 협상이었다. BIT는 양국 정부 당국의 보호 아래 두 나라의 기업이 차별 없이 상대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약속이다. 미국과 중국은 2008년 BIT 협상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타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해 9월 19~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29차 미·중 BIT 협상'을 시도했다. 당시 양국 대표는 협상 타결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네거티브 리스트에 관한 의견차를 줄이는 데 까지 접근했었다. 네거티브 리스트란 양국의 상대국에 대한 진출을 허용하지 않는 분야를 말한다.

문제는 BIT 체결을 통해 중국의 시장을 여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양국간 BIT 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국의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중국으로 몰고 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BIT가 양국 간 경제교류의 판도를 바꿔 놓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에 비견될 수 있는 큰 변혁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중국산 제품의 품질이 크게 개선되는 등 큰 변화를 불러왔었다. 커틀러는 BIT 역시 중국의 경제를 개혁하는 외적인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트럼프, 시리아 폭격 지시한 그곳서 '북한 동향 주시' 트럼프, 시진핑과 정상회담 때 '북핵-무역' 빅딜 제안 중국 움직이나…정권 존폐 거론하며 '북핵 포기' 압박 트럼프 "시진핑에게 북한 해결 대가로 무역협상 양보 제안" 트럼프에게 전화 건 시진핑…"북핵 평화적 해결 원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