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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로드햄 클린턴?'…힐러리 노선 따라가는 트럼프

입력 2017-04-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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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로드햄 클린턴?'…힐러리 노선 따라가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선이 갈수록 대선 경쟁 주자이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널드 로드햄(힐러리의 미들네임) 클린턴'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잇달아 대선 공약을 뒤집으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당선됐을 경우 추진했을 법한 정책들을 옹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무용지물론' 주장을 철회했다. 대신 '위대한 동맹'이라는 '클린턴 스타일'의 주장으로 나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브로맨스(남성들 사이의 친밀함을 나타내는 표현)를 꿈꾸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미국 간 신뢰가 사상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고 인정했다. 이는 전형적인 클린턴의 관점이다.

트럼프는 시리아 내전 비개입 공약을 제시했었다. 그리고는 차라리 클린턴이 실시했다면 더 납득이 갈 법한 시리아군 미사일 폭격을 지난 6일 단행했다.

트럼프는 중국 환율 조작국 비지정, 수출입은행 지원도 공언했다. 이전까지 그는 이들 사안을 모두 반대했다. '중국은 환율 조작을 하지 않는다' ', '수출입은행은 필요하다' 등은 모두 클린턴이 한 주장이다.

국정 운영 방식도 '클린턴 스타일'이다. 클린턴은 당선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및 딸 첼시와 함께 족벌 정치를 펼 것이란 지적을 받았다. 클린턴을 비판하던 트럼프는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요직에 앉혔다.

클린턴이 당선됐다면 친 월가 인사들이 대거 기용됐을 것이다. '아웃사이더' 트럼프는 취임 초반엔 선거캠프 측근들에 의지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월가 기업인 출신 백악관 관료들을 가까이 하는 모습이다.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경우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는 건강보험법 개정을 놓고 소속당인 공화당과 첨예하게 갈등했다. 클린턴이 당선됐을 때 나타날 법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안보 라인 역시 마찬가지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드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등은 클린턴이 대통령이었어도 충분히 해당 자리에 고려했을 만한 인물들이다.

트럼프는 심지어 취미활동까지 클린턴과 가까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닮아가고 있다. 그는 후보 시절 오바마의 '골프 사랑'에 대해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가하게 골프나 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상황은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뒤 82일 사이 골프를 14번 쳤다. 오바마의 경우 전체 임기에 걸쳐 82일당 평균 9.3번 골프를 즐겼다. 오바마 보다 트럼프의 골프 열정이 더 큰 셈이다.

어찌보면 트럼프의 노선 변화는 당연한 일이다. 정치인이 모든 선거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건 흔한 일이다. 클린턴이 당선됐다 해도 그 역시 상황에 따라 노선을 변경했을 것이라는 지적했다.

트럼프는 물론 몇몇 주요 현안에 관해서는 클린턴과 확연히 다른 입장을 견지 중이다. 낙태, 이민, 환경 규제, 마약·범죄 단속 등에 관해선 훨씬 강경하다. 북한 문제 역시 클린턴이 트럼프처럼 군사력으로 북한을 위협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클린턴 화(化)'(Clintonification)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의 '책사'이던 극우 성향의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이 쇠락하고 있다는 게 신호다.

폴리티코는 이대로라면 트럼프의 2020년 재선 구호가 '함께 더 강하게(Stronger Together)가 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 구호는 클린턴이 작년 대선에서 사용한 문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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