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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죄수 12명에게 세족식…"예수 사랑 기억하자"

입력 2017-04-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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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죄수 12명에게 세족식…"예수 사랑 기억하자"


교황, 죄수 12명에게 세족식…"예수 사랑 기억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목요일인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근교의 한 교도소를 방문해 열두 명의 재소자들을 상대로 세족식을 가졌다. 교황은 재소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들의 발을 씻어준 뒤 그 발에 입을 맞추면서 축복을 했다.

카톨릭뉴스에이전시(CNA)의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로마 남쪽 교외에 위치한 팔리아노 교도소를 방문해 세족식을 가지면서 예수의 사랑을 본받으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당신이 이곳 교도소에서 뭔가 도움을 줄 수 있고,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면 실천을 해라. 그것이 바로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것과 같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세족식이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밤 최후의 만찬 때 열두 제자들의 발을 씻겨준 데서 유래한 가톨릭의 전통이다. 부활절 사흘 전인 성 목요일에 진행되는 세족식은 사회의 가장 낮은 자들을 섬긴 예수를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팔리아노 교도소는 '정의의 협력자(collaborators of justice)'들이 복역하는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 70여 명의 재소자들은 마피아 등 범죄 조직과 관련된 정보를 경찰에 제공하는 대신 형량을 줄여 받고, 출소 후 경찰의 신변 보호 등을 약속 받았다.

교황은 이날 오후 4시쯤 교도소에 도착해 재소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예수와 열두 제자들의 마지막 만찬을 기리는 성 목요일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 집전 중 교황은 여성 3명을 포함한 재소자 열두 명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을 가졌다. 여성 중 한 명은 무슬림 신자로 오는 6월 가톨릭 세례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이탈리아 사람들이지만 아르헨티나와 알바니아 국적의 사람들도 한 명씩 끼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신형을 받은 재소자도 2명 포함돼 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예수는 자신의 시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예수는 자신이 배신을 당해 넘겨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는 사랑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자신이 지상 교회의 최고 자리에 있지만 교회의 실제 주인은 예수라고 말했다. 그는 "교황은 단지 예수의 상징일 뿐이다. 나도 예수처럼 하고 싶다. 예수는 자신의 충직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는 우리를 섬기기 위해 세상에 오셨다. 우리를 위한 종복으로 자신을 낮추었다. 끝까지 사랑을 하셨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세족식은 전통 풍습이 아니다. 이는 예수를 기억하는 행동이어야 한다. 오늘은 예수의 사랑만 기억하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교황은 즉위 첫 해인 2013년 성목요일의 세족식을 미성년 범죄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소년원에서 치렀다. 교황은 2014년 성목요일에는 노인과 장애인들, 2015년에는 교도소 재소자들, 지난해에는 난민들을 상대로 세족식을 갖는 등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보듬는 행보를 해 왔다.

교황은 14일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 전에 골고다 언덕에 십자가를 짊어지고 갔던 고난을 상징하는 '십자가의 길' 의식을 로마 콜로세움 인근에서 재현한다. 15일에는 부활절 전야 미사, 16일에는 부활절 미사를 각각 집전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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