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스카프 등 수수 사실 일부 인정
"특검서 가족 등에 압박했다" 주장도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특검에서 추가 기소한 뇌물 혐의와 관련해 "부끄러운 일"이라면서도 "특검이 원하는 방향대로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재판에서 안 전 수석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었다.
안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개인 뇌물죄로 법정에 서있다는 자체만으로 너무 부끄럽다"며 "하지만 제가 역사적 책임을 느끼고 검찰 조사나 재판에서 단 한번도 거짓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 첫 조사과정부터 각종 수첩이나 기억을 토대로 최대한 협조를 해왔지만 특검은 원하는 방향으로 협조를 요구했다"며 "기억에 없다고 하는데 상당히 많은 압박을 받았고 개인적 뿐 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압박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인정하는 것도 있고 너무나 죄스럽지만 제 부인과 가족 등이 입는 피해가 너무나 우려되며 제 심신도 망가진 상태"라며 "보좌관이 보관하고 있었던 수첩 제출 과정을 인지 못한 상태에서 동의할 것을 강요 받았다. 법치를 세우는 법정에서 어떤 곡절이 있더라도 조사 과정 문제를 반드시 말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 변호인은 "스카프나 가방, 성형시술 등을 일부 받은 것은 인정하나 대가성은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직무와 관련해 받은 것이 아니다"며 "당시 대통령이 김영재 의원을 잘 살펴보라고 해 만나는 과정에서 친해졌고 시술도 잠깐 갔다가 누워보라고 해서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 측은 "수사과정에서 일체의 강압이나 부당한 압력이 없었고 변호인이 모두 입회했다"며 "안 전 수석 조서를 보면 수수 자체를 다 부인했는데 오히려 오늘 전향적으로 많은 부분을 인정하는 걸로 바뀌어 수사협조를 했다고 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향후 재판에서는 김영재 원장과 박채윤씨, 김진수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증인신문할 예정이다.
다음 기일은 5월1일이며 특검의 증거조사와 박채윤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