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달 전, 인근 농장의 AI 감염으로 예방적 살처분 통지서를 받은 농장이 있습니다. 주인은 애지중지 키운 닭을 죽일 수 없다면서 버텼는데요. 이제 잠복기는 지났고, 추가 감염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행정명령을 강행해야 할지 아니면 이유가 없어진 살처분을 취소해야 할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유소윤 씨는 2년 전 익산에 동물복지농장을 열었습니다.
좁은 케이지 대신 넓은 공간에 풀어놓고 계사에 침대를 두고 같이 자기도 했습니다.
이젠 닭들도 유 씨를 알아보고 달걀을 주울 때면 달려와 안길 정도가 됐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쯤 이 농장에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2.1km 떨어진 농장에서 AI가 발생했으니 매뉴얼대로 이곳 닭 5000마리도 땅에 묻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유소윤/동물복지농장주 : 사람만 목숨이 아니잖아요. 다 살아있는 거에 생명을 갖고 누가 살아있는 생명을 갖고 자기네들 마음대로 해요.]
유씨는 시위도 하고, 소송도 내며 닭을 지키기 위해 나섰습니다.
하루하루 버티는 사이 발생농장의 잠복기가 지났고 이제 추가 감염 가능성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틀 전 유씨가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예방적 살처분은 발생 농장과 떨어진 거리를 기준으로 정하는데 바이러스 여부나 역학조사도 없어 비과학적이란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그래도 익산시로선 방역을 위해선 매뉴얼을 지킬 수밖에 없단 입장입니다.
시에서 준 유예기간은 일주일. 닭들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 유씨의 마음은 하루하루 타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