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씨가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져 독일로 도피했을 당시 '위에서 한국이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의 20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의 발언을 최씨가 강하게 반박한 것이다.
최씨는 "누가 (제게) '조용해지면 한국에 돌아오라'고 얘기한 것인가"라며 "뜬금없이 저한테 들었다는 데 상대가 있어서 얘기를 했을 것 아닌가. 누구인지 못 들었나. 저는 그런 얘기를 한 기억이 없다"고 캐물었다.
이어 "제가 '삼성에서 5억원을 지원받았다'고 얘기했다는데 어디에서 받았다는 건가"라며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착각인 것 같다. 의구심이 있고 그런 기억이 없으니 잘 생각해보라"고 몰아붙였다.
김 전 대표는 "누구라는 표현 자체는 말씀 안 하셨고 '조용해지면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확히 언급은 안했다"며 "그 말씀을 저한테 하신 것은 맞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혼날 각오를 하고 '지금 언론에 나와 있는 게 다 맞는 얘기입니까'라고 여쭤봤다"며 "그랬더니 언론 보도는 다 사실이 아니고 '삼성에서 5억원을 지원받은 것이 전부'라고 했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 어디로부터 받았다는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법정에서 "최씨는 미르재단에 영향력이 큰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최씨가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이 어떤 건가"라며 "검사들이 제가 이권을 챙기기 위해 대통령과 재단을 모의했다고 몰고 가는데 미르재단 감사한테 돈을 요구하거나 사업에 개입했다고 들은 적 있나"라고 물었다.
이어 "사익을 추구했으면 제 사람을 집어넣지 다른 사람을 추천할 이유가 없다"며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통령이 제가 지나치게 나서는 걸 원하지 않았는데 사람을 잘못 만나서 많은 의혹을 받고 있다. 제가 개인적으로 추구한 것은 없다고 들었지 않냐"고 추궁했다.
김 전 대표는 "다른 건 모르겠지만 금전적인 부분은 믿고 있다"며 "돈과 관련해 한번도 회장님을 의심하거나 의구심을 가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에게 한국으로 빨리 돌아가 더운트 사무실 컴퓨터 등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더운트는 하도 말이 많아 정리하려 한 것"이라며 "류상영 전 부장이 한달 전에 들어와 고영태씨와 자료를 다 빼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표가) 독일에 왔을 때 무자비하게 증거 인멸을 하라는 게 아니라 더운트가 정리하는 과정을 좀 지켜봐달라고 한 것"이라며 "그렇게 파기하라고 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전 대표는 "그보다는 수위를 좀 세게 했다"며 "그래서 제가 급하게 한국에 전화해 일처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가 "다 빼갔다고 저는 장순호씨한테 들었다"며 "이미 증거인멸이 돼 있었다"고 하자, 김 전 대표는 "좀 의아해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최씨는 "저는 포레카라는 광고 회사가 있는지 몰랐고 차은택씨와 컴투게더 사이에 이권 다툼이 있다가 결국 인수를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