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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결과 따라 대선판도 출렁…D-1, 숨죽인 정치권

입력 2017-03-09 17:45 수정 2017-03-0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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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핵 심판을 하루 앞둔 정치권에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대선판이 출렁일 수밖에 없죠. 오늘(9일) 여당 발제에서는 탄핵 심판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정치권의 분주한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1호 당원입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으로 바뀐 뒤에도 당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박 대통령의 친정은 자유한국당이죠. 그래서 내일 나올 탄핵 심판 결과는 자유한국당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이기도 합니다.

자유한국당은 오늘부터 비상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대책 회의를 열고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내일 선고 앞두고 오늘 당에서 중요한 논의를 하셨을 것 같은데…)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스탠스를 잡아야 할지 이런,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는 그런 과정이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말한 시나리오. 취재를 해봤습니다. 상황별로 이렇게 정리가 됩니다. 우선 탄핵이 인용될 경우입니다.

'탄핵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밝힌 다음, 최소 일주일 정도 자숙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후 곧바로 대선 후보 경선에 돌입하게 됩니다.

사실 지도부나 대선주자 입장에서는 인용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대선 준비를 서두를 수밖에 없겠죠. 특히 홍준표 경남지사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제 초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했고, 오늘은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만나서 출마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전의 기회가 온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홍준표/경남도지사 : 기각이 되든 인용이 되든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때가 되면 국민들이 이 우파 정부를 불신을 했지마는 우파 전체를 불신한 것이 아니고 박근혜 정부를 불신한 겁니다.]

[홍준표/경남도지사 (어제) : 기죽을 필요 없다. 어차피 진영 싸움이다. 5대5 게임이다. 그러니까 탄핵 이후에, 가부 이후에 인용되면 인용되는 대로 기각되면 기각되는 대로 전열 재정비를 하면 된다.]

이번엔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됐을 경우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아마 180도 돌변할 겁니다. 박 대통령을 국정농단의 주역이 아닌, 피해자로 규정하고, 무죄 프레임을 가동할 것 같습니다. 당과 청와대 주도로 국정안정화 메시지를 발표하고, 정국 주도권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자유한국당 내부에는 기각이나 각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다수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탄핵에 반대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의원이 60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속 의원의 약 64%가 탄핵에 반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은 "탄핵 기각을 확신한다"며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내일 선고 결과는 바른정당의 운명과도 직결됩니다. 기각이 될 경우 의원직 총사퇴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인용이 된다고 해도 마음을 놓긴 힘듭니다. 대통령이 끌려내려오고, 만약에 구속까지 되는 장면이 연출될 경우, 보수층의 비난이 바른정당에 쏠릴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당내 중진들은 그 반대의 상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현재로서는 박 정권이 이제 악이기 때문에 그 반대편 끝에 있는 문재인 후보가 거기에 대한 반사이익을 보고 있습니다마는 문재인 후보도 현재 당선권에 진입은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분들이 더 분발하고 힘을 합쳐서 이것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인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탄핵 이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공통된 메시지는 통합과 치유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일정을 상당수 미루고 메시지와 정책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대표도 통합의 메시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탄핵 인용을 전망하면서도 긴장된 표정이었습니다.

[안희정/충남도지사 :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헌법재판소의 최종 인용으로 결론내고 그리고 또한 우리는 대한민국을 새롭게 출발해야 합니다. 내일 하루 저 역시도 긴장된 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최종 선고를 기다리겠습니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끝이라는 말 - 한명희

더 이상은 넘겨볼 페이지가 없다는 것
아무리 동전을 쑤셔 넣어도
커피가 쏟아지지 않는다는 것
:
끝이라는 것
막배가 떠나버린 선착장에서
오래도록 시간표를 들여다보고 서 있는다는 것
오래도록 시간표를 떠나지 못한다는 것

한명희 시인의 '끝이라는 말'입니다. 탄핵 심판 전야입니다. 이제 마지막 페이지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결과를 예단할 순 없습니다. 대선주자들은 대선 시간표만 들여다보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박 대통령도 자신만의 시간표를 떠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배를 떠나보내면서 국민들도 초조하기만 합니다. 끝이라는 말.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극심한 갈등도 끝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탄핵 심판 전야 …숨죽인 정치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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