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7일 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기존 정당 입당에 대해서 "어디 당에 들어가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개별 캠프 합류 가능성은 "국민 통합을 이룩하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해 여지를 뒀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탈당 직후 기존 정당에 입당하기 보다는 제3지대에 머물면서 비문(非文)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가 국회의원직으로는 필생의 과업인 경제민주화 구현에 한계를 느낀 만큼 직접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의원직이 부족했냐'는 질문에 "이번 임시국회(2월 임시국회)를 봤으면 잘 아실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김 전 대표가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지난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도 상정되지 못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김 전 대표와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는 민주당이라는 틀 안에서 당을 비판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은 것 아니냐, 경제민주화나 개헌에 관련해 얘기를 하려면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탈당을 공식화한 김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김 전 대표 탈당이 공식화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가 탈당한 이유는 친문패권세력에 대한 실망과 개헌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하고 공통적인 고민이기 때문에 같이 논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분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자연히 만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함께 김 전 대표를 만나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 구축을 모색한 바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우리 국민의당과 함께 나가는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고 김 전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김 전 대표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사적으로 (연락을) 해서 공개하긴 어렵지만 접촉이 있었다"며 김 전 대표 영입 또는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김 전 대표가 탈당을 공식화하면서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 지도부인 안규백 사무총장과 친문계인 이용섭 전 의원(문재인 전 대표 경제특보)은 탈당 선언 전 김 전 대표 사무실을 직접 찾아 탈당을 만류했다. 김 전 대표 측근인 김성수 의원과 박용진 의원도 탈당 만류에 동참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김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친문계인 손혜원 의원도 김 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 방송에서 지난 2012년 대선에 패배한 문재인 전 대표를 위로한 사례를 언급하며 탈당을 만류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를 삼고초려했지만 비례대표 파동 등으로 등을 올린 문 전 대표가 김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 전 대표 측은 김 전 대표가 탈당시 친문 패권주의 등에 대한 비판이 격화될 수 있어 탈당을 만류했지만 김 전 대표가 경제민주화를 위해 전권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문 전 대표는 김 전 대표가 탈당을 공식화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설득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여러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