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12번째 특검인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은 그간 있었던 특검팀과 비교했을 때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검은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으로 처음 구성됐고, 같은 해 '옷 로비' 사건때도 꾸려졌다.
이후 2001년 '이용호 게이트'(3번째), 2003년 '대북 송금'(4번째), 2004년 '대통령 측근 비리'(5번째), 2005년 '철도공사 유전개발'(6번째) 사건 때 특검이 구성됐다.
특검은 2008년 '삼성 비자금'(7번째), 'BBK 의혹'(8번째) 사건으로 두차례 연이어 활동했고 2010년 '스폰서 검사'(9번째), 2012년 '디도스'(10번째), '내곡동 의혹'(11번째) 사건 때도 출범했다.
이 중 대북송금, 이용호 게이트 수사 등이 그나마 호평을 받았지만 내곡동 의혹, 디도스, 스폰서 검사 등 대부분의 특검 수사는 이렇다할 몸통을 밝히지 못한 채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인적 구성 등 역대 최다 규모
박영수 특검팀은 4명의 특별검사보를 포함해 파견검사 20명, 수사관 40명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구성됐다. 이로 인해 언론 등으로부터 '매머드' 특검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수사 규모도 심상치 않았다. 애초 검찰 특별수사본부로부터 약 5만5000쪽 분량의 수사기록 사본을 인계받은 특검팀은 16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자료를 압수하거나 임의 제출받기도 했다.
보통 2시간 분량 동영상 파일 1개 용량이 2기가바이트(GB)인 점에 비춰보면 장편 영화 8192편 분량을 확보한 셈이다. 특검팀은 PC 등 저장매체 549개와 모바일 기기 351개를 확보해 이 자료를 얻어냈다.
◇장관급 5명 구속, 역대 특검 중 가장 큰 성과로 '평가'
특검팀은 90일 동안 최순실(61)씨 등 국정농단 의혹 사건, 최씨 딸 정유라(21)씨의 입시 및 학사 비리 사건,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 등 총 15개 분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특검팀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 문형표(61)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총 30명을 재판에 넘겼다. 그중 구속 피의자는 13명에 달했다. 이는 역대 특검 중 최대 인원이다.
아울러 전·현직 장관급 인사만 5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공범으로 지목된 박근혜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수사 선상에 오른 중요인물 대부분이 재판에 넘겨진 셈이다.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 당시 검찰 고위 인사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고, 2005년 철도공사 유전개발 사건 관계자들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점 등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법조계 "역대 특검 중 가장 강한 의지로 과감한 수사"
법조계에서는 박영수 특검팀이 역대 특검 중 수사 의지가 가장 높았다고 평가한다. 현직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계자 등을 향해 과감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이번 특검은 역대 특검 중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가장 과감하게 수사했다고 볼 수 있다"며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특검팀이 내보인 대통령 대면조사·청와대 압수수색 의지는 그 의미가 컸다"고 평가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협회 회장은 "역대 특검에 비춰봤을 때 이번 특검이 단연 최고라고 평가한다"며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판단하는 등 수사 의지가 강했고,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과 재벌 정경유착 관행을 끊으려 시도한 점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