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대 사태 그 후] 100여명 정신과 치료…여전히 아픈 캠퍼스

입력 2017-03-05 20:4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지난해 여름, 이화여대를 달군 시위를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학교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의 시위는 지도부도 없이 자발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또 민중가요 대신 소녀시대 노래를 불러서 새로운 시위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도중에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 비리도 밝혀져 최순실 게이트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 상당수가 지금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윤정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새학기를 맞은 대학 캠퍼스엔 다시 활기가 넘칩니다.

신입생들을 맞이한 이화여대에도 발랄한 생기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겉모습을 한거풀만 걷어내고 나면 지난해 이대사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서울 신촌의 이화여대 인근 주택가.

이 집 자취생 3명 중 2명이 현재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작년 7월 이대 본관 점거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입니다.

[병원 통원치료 학생 : 신경안정제 항불안제 우울증 약이고요. 발작 일어날 때 추가로 먹는 약이에요. 아예 매일 먹어요.]

한 종합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한 김 모 씨는 지금도 심각한 불안 증세를 호소합니다.

[폐쇄병동 입원 학생 : 폐쇄병원에 경찰이 잠깐 왔었어요. 다른 이유로요. 그때 너무 불안이 심해져서 안정실 가게 됐죠.]

작년 7월부터 86일 동안 이어진 시위는 평범한 학생들이 주축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후유증도 컸습니다.

학교 측의 경찰 동원과 언론의 관심, 중간에 불거진 정유라 특혜 의혹까지, 학생들이 감당하기 힘든 대형 이슈들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폐쇄병동 입원 학생 : 돈도 벌어야 하고 취업도 해야하고 해야할 게 많은데 (저는) 2016년 여름에 멈춰있는 거잖아요. 왜 내가 정신병자 소리를 들어야 하나…]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는 이대 학생은 약 100여 명.

특히 학교의 시위자 색출 작업이 상황을 악화시켰습니다.

[제 지도교수님이 얼굴 한 명 한 명 다 기억해 놓겠다고 협박했었거든요.]

[학교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저 같은 학생이 아마 계속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시위가 끝난지 넉달이 지났지만 이대생들은 아직 아파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대 사태 그 후] '개혁 카드' 총장 직선제 추진도 난항 [이대 사태 그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학생들…학교측은 뭐하나 '정유라 이대 특혜' 최경희 결국 구속…위증 혐의 추가 '최경희 구속'에 상처난 이대, 이번엔 '총장 선출' 충돌 이대생들 "비리 몸통 최경희 구속, 명예 회복 첫걸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