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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정철 석방, 김정남 암살 배후 미궁에 빠지나

입력 2017-03-03 16:08

정부, '분명한 증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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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분명한 증거' 기대

북한 리정철 석방, 김정남 암살 배후 미궁에 빠지나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됐던 북한 리정철이 석방됨에 따라 이번 사건의 배후를 밝히기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당국은 3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리정철을 석방했다. 리정철이 신경작용제 VX 제조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17일 그를 체포했으나, 의혹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또한 리정철이 현지에서 체류할 수 있는 관련 서류를 갖고 있지 않은 점을 근거로 이민법에 따라 북한으로 추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를 밝혀내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당초 용의자로 지목된 북한인 5명 중 유일하게 체포된 사람이 리정철이었다.

나머지 용의자 리재남, 리희연, 홍성학, 오종길 등 4명은 이미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 만큼 북한 정권이 이번 암살을 주도했다고 밝혀낼 연결 고리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번 사건 발생 이후 김정남이 아닌 외교여권 소지자 '김철'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김철'의 시신을 북한 측에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의 배후가 북한 정권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나,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암살에 직접 가담한 여성 용의자 2명이 이미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북한 국적 용의자에 대한 수사도 사실상 종결된 것이어서 암살 사건의 배후를 국제사회에 발표할지도 불분명하다.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낸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과의 무비자협정을 파기하기로 결정했으나, 북한 측과의 교역을 정부 차원에서 차단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과의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의 배후가 '북한 정권'이라고 특정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 결과를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가 명백하게 밝혀질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수사와 관련된 사항이라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말레이시아 당국이 '분명한 증거가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달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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