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포스코 계열사 포레카 인수 무산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혼났다는 말을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5명의 6차 공판에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는 "안 전 수석이 전화해 포레카 인수가 무산돼 VIP(박 대통령)께 많이 혼났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대표는 포레카 우선협상대상자인 컴투게더 한상규 대표를 만나 지분 인수를 요구하며 한차례 안 전 수석 이름을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안 전 수석에게 일이 잘 안 풀리면 자신의 이름을 팔아서라도 일을 추진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다만 한 대표가 인맥이 많다고 해서 얼떨결에 안 전 수석을 말했을 뿐 이 때문에 이름을 밝힌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대표의 녹음파일에서 '경제수석과 그 전 경제수석이랑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경제수석은 안종범, 그 전 수석은 조원동인가"라고 캐물었다.
김 전 대표는 "안 전 수석과 커뮤니케이션한 것은 사실이나 조 전 수석은 일면식도 없고 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이 2015년 3월 포레카 매각 관련 '회장님과 얘기됐으니 말씀을 잘 듣고 따라달라'고 전화했다"며 "모스코스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앞서 최순실씨의 조카로부터 언질이 있어 포레카 인수로 이해했는지" 묻자, 김 전 대표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레카 인수 과정과 관련해 안 전 수석에게 수시로 보고했다. 김 전 대표는 "경제수석과 꽤 많은 문자와 통화를 주고 받았다"며 "한차례 만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최씨 조카 이모씨를 통해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면담 후 포레카 대표를 맡았다. 권 회장에게는 조 전 수석이 추천했다.
김 전 대표는 "이씨가 2015년 5~6월께 'S(최순실)'가 보자고 한다고 말했다"며 "최씨는 처음 만났을 때 저를 나오라 한적이 없다며 이씨에게 욕설을 했고 며칠 후에 다시 만나 포레카 매각 관련 이야기를 물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에게 일이 순조롭지 않다고 보고하면 지금까지보다 한 대표에게 더 세게 압박하고 회유해서 반드시 포레카를 인수하고, 안 전 수석에게 말하라고 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압박이나 회유하라는 말은 최씨를 만났을 때 직접 들었다"면서 "만나자는 연락이나 자료가 필요하면 조카 이씨를 통해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레카를 인수하려는) 모스코스 설립 전부터 이씨를 통해 최씨가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알았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