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계부채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1300조 원을 넘었습니다. 한 해 동안 141조 원이나 늘었는데 연간 증가율이 무려 11.7%로 10년 만에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 또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태경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이 1344조 원으로, 처음으로 1300조 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연령별로는 3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노령층의 부채 증가가 눈에 띕니다.
서울의 30대 맞벌이 부부 이모 씨는 5년 전 결혼 때 전세 대출 7000만 원을 받아 꾸준히 갚았지만 대출금은 오히려 900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결혼 당시 1억 원이었던 전셋값이 1억 700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모 씨/30대 맞벌이 : 제 월급 전체 100%를 다 원금상환과 이자로 내고 있거든요. 남편 급여로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60대 이상 노령층은 은퇴 후 소득이 크게 줄면서 대출 부담이 훨씬 큽니다.
[손정락/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 주택담보대출이나 창업 등과 관련한 부채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현금수입 대비 상환 부담이 큽니다.]
직군별로는 자영업 대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사업자대출만으로는 부족해 가계대출까지 끌어다 썼기 때문입니다.
[시장 상인/서울 망원동 : 1년은 이자만 냈잖아요. 이제 원금을 갚으니까 부담스러워요.]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고금리 대부업체나 불법 사채를 찾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 관리만 할 게 아니라 부실 가능성이 큰 연령대나 직군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때라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