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 중 일부가 어제(20일) 법정에서 3시간 가량 공개됐습니다. 앞서 최순실 씨 측은 국정농단 사건은 고영태 씨가 주도해 꾸며진 일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검찰은 이 녹음파일이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 간의 관계를 보여주고 최씨가 두 재단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걸 알 수 있는 증거라고 했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검찰은 2300여 개에 달하는 '고영태 녹음파일' 중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 있는 29개 파일을 추려서 법정에서 재생했습니다.
우선 지난해 3월 2일 고영태 씨와 김수현 전 대표가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고 씨가 김 전 대표에게 "내가 삼성을 어떻게 상대해?"라고 묻자, 김 씨는 "소장(최순실)한테 위에서 찍으면 되는 프로세스 있잖아요"라고 말했고, 이어 고 씨는 "알아서 찍으라고 해 나는 못 찍는다고 전해줘"라고 답합니다.
검찰은 최 씨 측 주장처럼 사업을 고 씨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최 씨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씨 측도 지난해 6월 13일 고 씨와 김 전 대표의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을 재생했는데, "내가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면 다 우리가 장악하는거지"라는 고씨의 언급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고 씨가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법원에서는 최씨에 대한 공판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실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