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영태 녹취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또 있습니다. 삼성을 내리찍는 프로세스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 과정을 얘기하는데, 이 프로세스는 고영태 씨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최순실 씨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는 건데 이는 결국 최 씨가 모든 권력의 정점에 있음을 보여주는 셈입니다.
백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3월 2일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고영태 더블루K 이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김 전 대표가 "삼성 문제 때문에 이 실장이 얘기할 게 있다고 연락 달라고 했어요"라고 말을 꺼냅니다.
하지만 고영태 이사는 "삼성, 아유 내가 삼성을 어떻게 상대해"라며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소장님한테 얘기하자"고 말합니다. 이들에게 소장은 최순실 씨입니다.
그러면서 "위에서 찍으면 되는 그 프로세스 있잖아요"라며, "그러니까 (고씨에게) 전화를 한 거죠"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고 씨는 이런 김 대표의 말에 "(최 씨에게 직접 얘기해) 알아서 찍으라 그래. 난 못 찍는다"고 말합니다.
최 씨에게 알아서 연락해 부탁하란 얘기입니다.
지난해 5월 3일 김수현 대표와 유상영 더블루K 부장이 나눈 대화에서도 고영태 씨가 최 씨 영향력 아래에서 꼼짝 못 한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고영태 씨가 국정농단 사태를 주도한 인물이라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주장과 어긋나는 정황들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