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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극성-2, 한국 방어체계 무력화 가능성

입력 2017-02-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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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극성-2, 한국 방어체계 무력화 가능성


북한 북극성-2, 한국 방어체계 무력화 가능성


북한이 13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2'는 한국의 방어체계를 무력화 할 위력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북한이 북극성-2를 개발함으로써 탄도미사일의 세대교체와 함께 북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함께 얻고 있다. 특히 북극성-2는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은밀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사전 탐지를 생명으로 하는 한국형 3축체계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형 3축체계란 1축인 킬체인(Kill Chain)과 2축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에 대량응징보복(KMPR) 계획을 더한 것이다.

1단계로 북한이 도발 징후를 보이면 킬체인으로 발사전 북한 탄도미사일을 제거하고, 2단계로 발사된 미사일을 KAMD로 요격한다. 이마저도 실패시 3단계로 정밀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전력과 정예화 된 특수부대를 운용해 북한 지도부를 응징한다는 개념이 골자다.

국방부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한국형 3축체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북극성-2의 공개로 이같은 3축체계가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극성-2가 액체연료가 아닌 고체연료 엔진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연료주입 과정을 숨길 수 있다. 기존 액체연료를 추진체로 쓸 경우 연료주입 과정에서 노출이 불가피하다. 역으로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정보자산을 활용해 발사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발사 전 탄도미사일을 제거하는 개념의 킬체인 역시 이 같은 징후 포착을 전제로 고안됐다.

하지만 고체연료를 추진체로 쓰게 되면 연료주입 과정이 생략된다. 이동식 발사대(TEL)에 싣고 다니다가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발사하면 킬체인은 무력화 된다. 한미 군당국은 정보자산을 활용해 북극성-2 발사 직후 2분 만에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후 2분이면 원하는 타깃에 떨어질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는 북극성-2를 당초 노동계열로 분석했다가 반나절만에 무수단 개량형으로 번복했다. 합참은 하루 뒤인 이날 북극성-2의 존재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으로 수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공개한 내용을 고려해 볼 때 발사미사일은 '신형 고체추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고체 추진시스템은 액체 추진시스템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간단한 구조를 가졌고 취급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료가 충전된 상태로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북한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는 탄도미사일에 고체 추진체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이동식발사차량도 위협적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는 새로 개발한 대출력고체발동기(엔진)을 이용하는 중장거리 전략탄도탄과 리대식 자행발사대를 비롯한 무기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리대식 자행발사대'란 바퀴가 아닌 무한궤도를 활용한 이동식 발사대의 북한식 표현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동식 발사대는 '무한궤도형 이동발사대'로 확인됐다"며 "무한궤도형 이동발사대가 식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궤도형 발사대는 산악지대가 많은 북한 지형을 이동하는데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발사 장소에 제한받지 않고 어디서든 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형 바퀴가 달린 차륜형 이동발사대를 100여대 보유한 것으로 평가해왔다. 북한 주장대로 궤도형 발사대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면 또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

북극성-2의 비행속도로 볼 때 현재 방어체계에서는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합참 등에 따르면 북극성-2의 비행속도는 마하 9.5(음속의 9.5배)를 웃돈다.

합참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미사일의 비행속도가 높게 나왔다. 노동급 미사일은 보통 마하 9.5로 보고있는데 이번엔 그 이상급으로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노동계열 미사일에서 무수단급 개량형으로 판단을 번복한 것도 이같은 비행속도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보유한 요격체계인 패트리엇(PAC)-2, 3로는 북극성-2의 요격이 불가능하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한계가 있다.

PAC-2와 PAC-3는 마하 4~5의 속도로 떨어지는 탄두만 요격할 수 있다. 사드 역시 정면으로 떨어지는 것을 전제로 마하 14까지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경북 성주의 사드포대의 정면을 향해 미사일을 쏠리는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북한이 이같은 고체연료 시스템을 북극성-2가 아닌 기존 노동·스커드 미사일에 적용한다면 요격 고도 40~150㎞의 사드로는 막을 수도 없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극성-2의 존재는 고체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킬체인과 KAMD 등 한국형 3축체계를 거의 무력화 시킬 수 있다"며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에게 가장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종심이 짧은 한반도 지형을 볼 때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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